국정감사장서 영화 '암살자들' 논란 격화…여야 검열 공방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여야 간 격한 공방이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역사 왜곡을 우려하며 제작진 증인 소환과 학생 단체 관람 중단을 요구했고, 야권은 국가의 사상 검열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회 국정감사장이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여야 간 극한 대립으로 뜨거워졌다. 국민의힘은 영화가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사건을 왜곡하고 있다며 '삼류 음모론'을 퍼뜨린다고 비판했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국회가 영화를 검열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7일 국회에서 벌어진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양측은 표현의 자유와 역사 왜곡 우려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먼저 불이 붙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영화 '암살자(들)'의 허진호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 등 제작진을 증인으로 소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악의적으로 편집한 의도에 대해 궁금해하는 국민들이 굉장히 많다"며 영화의 역사 왜곡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영화는 영화일 뿐인데, 무슨 국감장이 사상 검열하는 자리인가"라고 맞받았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상상력과 창작에는 제약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며 국민과 관객이 영화를 판단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교육부 국정감사에서는 논쟁이 더욱 격화되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학생들의 단체 관람을 막아야 한다며 교육부의 적극적 개입을 요구했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중앙정보부의 자작극일 수 있다는 여운을 주는 삼류 음모론을 깔고 있다"며 영화의 역사적 신뢰성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범여권 의원들은 국회가 국민의 사상과 생각까지 통제하려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국회는 영화 검열 위원회가 아니며, 영화 한 편을 가지고 국민의힘이 당력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학생들의 영화 관람까지 일일이 간섭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사실과 허구를 구분해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 논란은 국내를 넘어 국제 영화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영화 '암살자(들)'이 싱가포르 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6일 영화제 측에 선정 철회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그러나 싱가포르 국제영화제 측은 7일 입장문을 통해 "영화를 둘러싼 논의들을 인지하고 있으며, 제작진의 창작적 비전을 존중하고 작품을 변함없이 개막작으로 상영할 예정"이라고 명확히 했다. 이는 국제 영화계가 창작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우선시한다는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국정감사 논란은 한국 사회의 역사 인식과 표현의 자유 사이의 근본적인 갈등을 드러냈다. 국민의힘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창작물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강조하는 반면, 야권은 국가 권력이 예술 작품에 대한 검열을 시도하는 것 자체를 민주주의 훼손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대립은 단순한 영화 논평을 넘어 한국 사회가 과거사를 어떻게 다루고, 표현의 자유를 어디까지 보장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