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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개 국내 기업이 주도하는 민간 우주시대 개막, 누리호 5차 발사 성공

누리호 5차 발사 성공으로 약 300개 국내 기업이 발사체 제작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는 민간 우주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 HD현대중공업, 현대로템 등 주요 기업들이 제작, 인프라 구축, 시험설비 등 핵심 분야를 담당하며 민간 주도 발사 서비스의 기반을 마련했다.

300개 국내 기업이 주도하는 민간 우주시대 개막, 누리호 5차 발사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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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우주산업이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전환되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누리호 5차 발사 성공은 단순한 기술적 성과를 넘어 약 300개의 국내 기업이 발사체 제작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면서 민간 우주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렸다. 이번 발사에서 주목할 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과 총조립을 주관한 데 이어 발사 관제까지 직접 운용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4차 발사에서 제작을 처음 총괄한 이후 한 단계 더 나아간 결과로, 민간기업의 역할이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발사체의 핵심 운영 영역까지 확대되었음을 의미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5차 발사에서 제작과 총조립을 주관하면서 협력기업들을 총괄 관리했다. 발사 운용 단계에서는 발사통제센터의 22개 콘솔 중 20개에 직원 23명을 배치했으며, 이 중 18명이 직접 콘솔을 조작하며 발사 경험을 쌓았다. 임무지휘센터와 발사대, 발사체 이송 안전 업무를 포함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참여 인원은 총 42명에 달했다. 특히 누리호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엔진 6기의 총조립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담당했으며, 이는 민간기업이 발사체의 가장 핵심적인 부품까지 직접 제작하고 조립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성과는 향후 민간 발사 서비스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기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항공우주산업의 대표 기업들도 누리호 개발과 발사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누리호 개발 초기 단계부터 체계 총조립과 1단 추진제탱크 개발, 그리고 엔진 4기를 하나의 추진기관으로 작동하도록 묶는 클러스터링 조립 등을 담당하며 기술을 축적했다. 추진제탱크는 연료와 산화제를 담는 핵심 구조물이며, 클러스터링 조립은 여러 엔진이 동시에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KAI는 이러한 발사체 및 항공기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재사용 발사체용 메탄 엔진 개발 컨소시엄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임무 궤도 설계와 체계 성능 분석 등을 추진 중이다. 이는 단순히 현재의 누리호 사업을 넘어 미래의 재사용 발사체 개발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우주산업의 기술 수준이 상당히 고도화되었음을 의미한다.

발사 인프라 구축에도 민간기업의 첨단 기술이 집약되어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의 지상기계설비와 추진제 공급설비, 발사관제설비 등을 구축했으며, 발사체를 세우고 고정하는 장치부터 연료와 산화제를 공급하고 설비를 제어하는 시스템까지 전반적인 발사 인프라를 담당했다. 현대로템은 발사체가 설계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추진기관시스템 시험설비를 담당했는데, 이는 각 단에 추진제가 공급되는 계통과 엔진의 연소 성능을 시험하여 발사체의 종합 성능을 검증하는 고도의 기술이다. 현대로템은 2011년 설계를 시작해 2021년 개발과 종합성능시험을 완료했으며, 나로우주센터에 구축한 설비는 향후 반복 발사 과정에서도 계속 활용될 예정이다. 이러한 발사 인프라는 누리호의 단순 일회성 발사가 아닌 지속적인 반복 발사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이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후속 발사 수요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를 위해 전라남도 순천시에 약 6만 제곱미터 규모의 발사체 제작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내년 발사할 누리호 6호기부터는 이 시설에서 단별 조립을 수행한 뒤 해상으로 나로우주센터에 옮겨 전체 발사체를 조립할 예정이다. 6차 발사에서는 기술 이전 대상인 발사통제센터의 대부분 콘솔을 민간이 운용하게 되어, 민간기업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약 300개 국내 기업이 참여한 이번 누리호 5차 발사의 성공은 한국이 단순히 발사체를 개발하는 수준을 넘어 민간이 주도적으로 우주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향후 민간 발사 서비스의 지속적인 수요 확보와 기술 고도화를 통해 한국이 글로벌 우주산업에서 경쟁력 있는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