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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접대 의혹 부장판사 징계 절차 진행…법원 '개별사건 관여 불가' 입장

술접대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지귀연 부장판사에 대해 대법원이 공식 징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정감사에서 여당은 법원의 '제식구 감싸기' 의혹을 제기했고, 법원은 개별 사건 관여 불가 원칙을 강조했다.

술을 접대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지귀연 서울북부지방법원 부장판사에 대해 대법원이 공식적으로 징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최진수 대법원 윤리감사관은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의 징계 촉구에 응하며 '이미 징계위원회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명확히 답변했다. 이는 지 부장판사의 술접대 의혹 사건이 단순 수사 단계를 넘어 법원 내부 징계 체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지 부장판사는 2023년 8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예약제 주점에서 변호사 2명으로부터 409만원 상당의 술값을 결제하게 한 혐의로 공수처로부터 기소되어 현재 재판 중이다. 최 감사관은 이번 사건뿐 아니라 지 부장판사의 두 차례 술접대가 모두 징계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공수처가 2024년 9월 같은 주점에서 지 부장판사를 포함한 5명이 약 416만원 상당의 술값을 지출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1인당 향응액이 100만원 미만이고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했다는 점이다. 이는 같은 행위에 대해서도 구체적 정황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여당 의원들은 법원이 공수처의 영장 청구를 4차례나 기각한 것을 두고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이는 법원이 자신의 구성원인 판사에 대한 수사를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반영한 것이다. 이에 대해 노경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법원행정처가 재판에 관여하기를 바라는 것인가'라는 반문으로 응답했으며, '개별 사건에 대해 법원행정처가 관여할 수 없으며 대법원장도 당연히 개별 사건에는 관여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법원의 독립성과 사법부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한편 올해 3월 시행된 법왜곡죄 이후 법원행정처가 마련한 직무소송 지원·대응 매뉴얼을 둘러싼 논쟁도 불거졌다. 해당 매뉴얼은 피고인 주소란에 판사명이 기재되면 부당소송으로 분류할 수 있고, 사건 배당 이후 재판장이 소송비용 담보제공명령을 검토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는 판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미리 담보금을 제공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는 의미로, 판사 상대 소송을 실질적으로 억제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민주당 김기표 의원은 이를 두고 '판사에 대한 소송을 아예 하지 말라는 선언 아닌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 처장은 이러한 비판에 대해 '과대해석'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누가 봐도 명백한 소송인 경우에만 그렇게 처리하며, 재판부가 알아서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법원이 자신의 판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실상 소송 접근성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것이 사법부의 자정 능력을 훼손한다고 우려했다. 법원의 독립성을 존중하면서도 공정한 사법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과 개별 사건 개입을 피해야 한다는 원칙 사이의 긴장 관계가 국정감사를 통해 드러난 셈이다.

지 부장판사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비위 사건을 넘어 법원 내 징계 체계의 투명성, 사법부의 자율성과 독립성, 그리고 공정한 사법 질서 유지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향후 대법원 징계위원회의 결정이 이러한 논란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