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해킹 공격 속 인터넷은행 3사 '무사통과'… 자체 보안 역량이 막아냈다
AI 해킹 공격이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3사에도 가해졌으나, 자체 방화벽과 선제적 보안 투자 덕분에 실제 피해가 없었다. 전 세계 600여개 서버에서 운용 중인 고도화된 AI 침투 도구 '아르텍스 AI'의 위협은 계속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연쇄 해킹 공격이 국내 인터넷전문은행까지 확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자체 방화벽과 탐지 체계가 정상 작동하면서 정보 유출 같은 실제 피해로는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IT 기반 업체들의 자체적인 보안 역량이 기계적 속도의 침투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한 해킹 공격에 사용된 IP 주소 일부가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서버에도 비정상적인 접근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토스뱅크의 경우 올해 1월 원격 관리용 접속방식인 SSH를 통해 3차례, 7월과 8월 일반 웹 접속방식인 HTTPS로 11차례 등 총 14차례의 침투 시도가 포착됐다. 그러나 토스뱅크는 해당 통로를 외부에 열어두지 않아 모든 접근 시도가 방화벽 단계에서 차단됐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도 의심 IP 접근을 실시간으로 식별해 즉각 차단 조치를 취했으며, 추가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인터넷은행 3사가 AI 기반의 자동화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선제적인 보안 투자와 체계적인 준비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뱅크는 스마트폰 기기 인증서 기반 인증 방식을 도입해 외부에 유출된 정보만으로는 시스템에 접속할 수 없도록 설계했다. 또한 모든 단계마다 보안을 적용하는 '제로트러스트' 원칙을 바탕으로 시스템 격리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정보보호 자율공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IT 투자액 2113억원 중 12.4%인 261억원을 정보보호에 배정했고, 토스뱅크도 1065억원 중 11.9%인 127억원을 보안에 투입한 상태다. 이는 주요 시중은행들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의 투자 비율이다.
모의해킹 훈련 과정에서도 인터넷은행들의 선제적 대응 자세가 두드러진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국내 20개 은행이 실시한 78건의 모의해킹 중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훈련은 9건으로 전체의 11.5%에 불과했다. 반면 인터넷은행 3사는 전체 8건의 모의해킹 중 절반인 4건을 AI 에이전트 기반 모의훈련으로 진행했다. 이는 인터넷은행들이 자동화된 AI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훈련을 실시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한편 국내 금융사를 겨냥한 고도화된 AI 해킹 인프라가 대규모로 운용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신한은행 등을 공격한 중국어 기반 AI 자율 침투 도구인 '아르텍스(ARTEX) AI'의 운용 인프라가 전 세계에서 발견된 것이다. 보안업체 안랩의 시큐리티 인텔리전스 센터(ASEC)가 분석한 결과 아르텍스 AI가 설치된 전 세계 인터넷주소는 600여개에 달했다. 아르텍스 AI는 다수의 AI 에이전트가 시스템 취약점 탐색부터 침투까지 전 과정을 분담해 실행하는 오픈소스 프레임워크로, 일부 서버에서는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원격으로 조종하는 사이버스트라이크 AI까지 함께 발견됐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외부 연계망이 해커 탐색 표적이 됐다는 것은 추후 내부 침투를 위한 우회 경로로 악용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단순한 방화벽 차단을 넘어 복합 공격 패턴을 상시 분석하고 제로트러스트 기반 접근 통제를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과 경찰은 추가 피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와 보안 점검을 계속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