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재정 신뢰성 확보 위해 알크민을 재무장관으로 검토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이 중도 유권자 확보를 위해 부통령 알크민을 재무장관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국가채무가 급증하면서 재정 신뢰성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나온 결정으로, 제1차 투표에서 예상 밖의 부진을 기록한 룰라의 결선투표 전략이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현 부통령인 제랄두 알크민을 재무장관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1차 투표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거둔 우파 후보 플라비오 볼소나루 상원의원을 상대로 중도 유권자들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안이 실행된다면 알크민은 부통령직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내년부터 재무장관직을 맡게 되어 경제정책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게 될 것이다.
알크민은 브라질 정치의 중도진영을 대표하는 원로 정치인으로, 2006년 대선에서 룰라에 도전했던 경험이 있으며 상파울루 주지사를 두 차례 역임했다. 또한 올해 초까지 룰라 정부의 개발·산업·무역부 장관을 지냈으며, 미국이 브라질 상품에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한 이후 워싱턴과의 주요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 정계에서는 알크민을 룰라 정부 내 온건파의 대표주자로 평가하고 있으며, 그는 재계와의 강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비평가들은 룰라의 현 임기에서 좌파 정책이 강화되면서 알크민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축소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룰라는 2022년 당선 직후에도 알크민을 재무장관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종적으로 노동자당 소속의 페르난두 하다두를 재무장관으로 선임했다. 이번 제안이 주목되는 이유는 브라질의 재정 상황이 상당히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룰라 정부 출범 이후 브라질의 국가채무가 국내총생산 대비 10%포인트 이상 증가하여 현재 82.9%에 달하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역사적 평균보다 낮고 경제성장이 예상을 웃도는 등 거시경제 지표가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좌파 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실업률이 사상 최저 수준이고 실질임금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증가하는 국가채무는 룰라 정부의 가장 큰 취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제1차 투표 결과는 룰라 진영에 타격을 주었다. 전직 대통령 자이르 볼소나루의 장남이자 미국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동맹자인 플라비오 볼소나루 상원의원이 룰라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이는 대부분의 여론조사 예측을 뒤엎은 결과로, 예상과 달리 룰라가 2위에 그쳤다. 더욱이 우파 진영의 의회 선거 성공은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투자자들은 볼소나루 정부가 더 광범위한 의회 지지를 바탕으로 재정 건전화를 더 빠르게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고, 이는 월요일 강한 장세로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룰라는 제1차 투표 직후 알크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 나라의 누구도 상파울루 주에서 알크민이 이룬 성과와 브라질에서 우리가 이룬 성과를 근거로 나와 알크민에게 재정정책이나 재정책임에 대해 훈계할 도덕적 권위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선언했다. 알크민을 재무장관으로 승격시키는 것은 재정 신뢰성에 우려를 가진 중도 유권자들, 특히 볼소나루는 지지하고 싶지 않지만 룰라 정부의 점차 좌파적 행보에 실망한 유권자들을 끌어안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는 4번째 대선 출마를 시도하는 룰라가 결선투표에서 승리하기 위해 재정 정책의 신뢰성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신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