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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5평 방에 56마리 개 방치…견주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

경기도 수원시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56마리의 개가 5평 좁은 공간에 배설물 속에 방치된 채 발견돼 구조됐다. 견주는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됐으며, 동물권단체들의 연대로 모든 개가 구조 완료됐다. 이는 반복되는 애니멀 호딩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56마리의 개가 극도로 비위생적인 환경에 방치된 채 발견돼 구조됐다. 관할 구청은 견주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으며, 동물권단체들이 연대해 구조 작업을 완료했다. 이 사건은 한국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애니멀 호딩'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동물권단체 케어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수원시 권선구의 다세대주택에서 개 56마리가 발견됐다. 개들은 약 16제곱미터(5평) 규모의 극히 좁은 공간에서 배설물이 쌓인 환경 속에 뒤엉켜 생활하고 있었다. 집 밖으로 탈출한 개가 목격된 것을 계기로 이 같은 방치 사실이 드러났으며, 현장에서는 심한 악취가 났고 개들 사이에서 물어 죽는 일까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케어 활동가들은 처음 5마리였던 개들이 통제되지 않은 번식과 폐사를 거듭한 결과 현재 56마리가 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조 과정에서는 지자체와 동물권단체 사이에 의견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견주가 슬퍼한다는 이유로 암컷 개를 남겨두려던 구청의 입장과 모든 개를 격리해야 한다는 케어의 주장이 대립했다. 구청이 경찰 신고를 먼저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격리 작업이 몇 시간 지연되기도 했으나, 활동가들의 강력한 요구로 결국 전체 개가 격리됐다. 케어는 개들이 견주에게 돌아갈 가능성을 우려해 지자체가 개들을 데려간 뒤 견주로부터 소유권 포기각서를 받도록 조치했다.

구조된 개들은 여러 동물보호단체에 분산되어 보호받고 있다. 새끼 5마리는 케어가 직접 구조했으며, 나머지 51마리는 지자체 보호소에서 격리됐다. 케어는 지난 1일 새끼 5마리에 이어 성견 16마리를 추가로 맡아 전체 56마리의 구조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케어는 기존에 보호 중인 동물 33마리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황에서도 다른 동물보호단체들과의 연대로 모든 개를 구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구조된 개들은 임시보호처와 입양 가정을 찾고 있는 상태다.

이번 사건은 한국 사회에서 반복되는 '애니멀 호딩' 문제의 전형적 사례다. 애니멀 호딩은 자신이 돌볼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넘어 동물을 모으면서도 먹이, 위생 관리, 의료 치료 등 기본적인 돌봄을 제공하지 못한 채 방치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중성화 등 번식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질병 확산과 폐사가 연쇄적으로 발생한다. 이는 동물에 대한 학대일 뿐 아니라 주변 이웃에게 소음과 악취로 인한 심각한 생활 피해를 초래한다.

현장에 참여했던 박소연 케어 활동가는 "그동안 동물들을 구조한 뒤에도 견주가 다시 동물을 모아 키우는 일이 반복되는 고질적인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런 사태는 동물뿐 아니라 이웃에게도 소음과 악취로 피해를 주기 때문에 사육 공간의 규모에 따라 기를 수 있는 동물의 수를 제한하는 등의 제도적 개선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애니멀 호딩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행정 조치를 넘어 사육 기준 강화, 정기적인 점검 체계 구축, 위반 시 처벌 강화 등 다층적인 법적·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