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 투표 시작, 룰라 vs 볼소나루 아들의 극단적 대립
브라질이 2026년 10월 4일 대통령 선거 1차 투표를 실시했다. 좌파 현직 대통령 룰라와 우파 상원의원 플라비오 볼소나루가 주요 후보로 대립하고 있으며, 여론조사상 결선투표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선거 개입 의혹과 경제 불안감이 선거전을 주도했다.
브라질이 2026년 10월 4일 대통령 선거 1차 투표를 실시했다. 13명의 후보가 경쟁하는 가운데 좌파 현직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80세)와 우파 상원의원 플라비오 볼소나루(45세)가 압도적인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룰라는 4번째 임기를 노리고 있으며, 플라비오는 전직 대통령 자이르 볼소나루의 아들로서 우파 진영의 복귀를 꿈꾸고 있다. 투표소마다 긴 줄이 이어진 가운데 부패 스캔들, 경제 불안감, 미국의 개입 의혹 등이 쟁점이 되었던 선거전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유효 투표의 50% 이상을 얻지 못하면 상위 2명이 10월 25일 결선투표에 진출하게 된다.
선거 여론조사에 따르면 룰라가 1차 투표에서 앞설 가능성이 높지만 결선투표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플라비오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차 투표에서 당선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룰라에 반대하는 투표자들의 항의 투표를 기대하고 있다"며 "다른 후보에게 투표하려던 사람들도 룰라 반대라는 공통 목표로 모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일부 유권자들은 최선의 선택이 아니더라도 현 정부를 교체하기 위해 플라비오에게 표를 던질 의사를 보였다. 상파울루의 41세 변호사 타이세 리마는 "노동자당을 제거하는 것이 주요 목표"라며 "플라비오가 최선의 후보는 아니지만 투표 직전에 그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49세 경영 컨설턴트 페르난도 템펠도 원래 계획과 달리 플라비오에게 투표하기로 결정했다며 "룰라는 나라를 망치고 있어서 제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룰라 진영은 자신이 당선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룰라는 투표 후 "브라질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강조했으며, 미국의 개입 시도에 강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 지지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플라비오를 백악관에 초청해 공개적으로 칭찬한 바 있다. 이는 라틴아메리카 전역에서 우파 진영이 연이어 승리를 거두는 추세와 맞물려 있다. 브라질리아에서 투표한 45세 페드로 팔라시오는 "국가 주권을 위해 싸울 룰라 대통령을 신뢰한다"며 "극우파가 외국 영향력까지 동원해 지배하려는 강력한 캠페인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내와 두 아들, 심지어 두 마리의 개까지 룰라 지지 의상으로 단장하고 투표장을 찾았다.
미국의 선거 개입 의혹은 브라질 정부 차원의 공식 조사로까지 번졌다. 연방경찰청장 안드레이 로드리게스는 기자회견에서 "법무감시국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후 외국 개입에 대한 초기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공식 수사 지시는 내려지지 않았으며 현재 진행 중인 조사 단계"라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정보 당국은 미국과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 프랑스와 독일 대표단에 브리핑을 제공했다. 미국 측은 브라질 선거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반박하고 있다. 이러한 외교적 긴장은 선거 과정 중 미국 관리들을 브라질에 파견하려던 시도가 무산된 것과 맞닿아 있다.
브라질의 경제 상황도 선거의 주요 배경이 되었다. 공공 재정 악화와 경기 침체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두 주요 후보는 주요 TV 토론회를 건너뛰며 정책 논의를 피했다. 이는 선거전이 구체적인 경제 정책보다는 정치 진영 간의 대립과 인물 중심의 공방으로 진행되었음을 의미한다. 룰라와 플라비오 모두 자신들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 집중했으며, 중도 유권자들의 표심은 불안정한 상태로 남아있다. 결선투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10월 25일 투표까지 약 3주간 양진영의 선거 전략이 어떻게 조정될 것인지가 주목된다. 또한 미국의 외교적 압박과 국제적 개입 의혹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도 브라질 민주주의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