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자(들)' 제작사, 국책은행 282억 투자금 용처 논란
영화 '암살자(들)' 제작사가 산업은행·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282억원의 투자금을 홍대 사옥 신축에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주진우 의원은 근저당권 설정 등을 근거로 의혹을 제기했으나, 제작사는 투자 전 건축 공사가 이미 완료됐다며 반박했다.
역사 왜곡 논란으로 이미 도마 위에 오른 영화 '암살자(들)'의 제작사가 국책은행 투자금 사용처를 둘러싼 의혹에 휩싸였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서울 홍대 인근 사옥 신축에 사실상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해당 부지의 지번과 등기부등본, 현장 확인을 근거로 이같이 의혹을 제기했으며, 투자금 회수와 투자 경위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주 의원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지난 7월 1일 하이브미디어코프에 각각 140억원과 142억원을 직·간접 투자했다. 이는 영화 '암살자(들)'에 투자된 24억원과는 별개의 규모다. 주 의원은 국책은행의 투자와 함께 해당 토지에 설정된 근저당권을 주요 근거로 제시하며, 투자금이 건설 자금으로 활용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하이브미디어코프가 2021년 4월 해당 부지와 건물을 127억원에 매입했으며, 건물 완공 시 자산 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즉각 반박했다. 제작사 측은 주 의원이 언급한 건물의 규모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해당 건물은 15층이 아닌 12층이며, 올해 초 이미 주요 건축 공사가 마무리됐다는 설명이다. 제작사 측은 투자 시점을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투자를 받은 시점은 올해 7월이지만 주요 건축 공사는 그보다 수개월 앞선 올해 초 이미 완료됐다"며 "따라서 투자금이 건물 건설자금으로 투입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근저당권 설정 문제에 대해서도 제작사는 해명했다. 하이브미디어코프 측은 "투자자 측의 요청에 따라 투자금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안전장치 차원에서 후순위 담보를 설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근저당권 설정 자체를 근거로 투자금으로 건설자금을 돌려막는 구조라고 표현하는 것은 실제 거래의 목적 및 구조와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투자금 용처를 둘러싼 주 의원의 주장과 제작사의 설명은 정면으로 엇갈렸다.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경축식에서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다. 지난달 23일 개봉 이후 극중 사건의 배후를 비롯한 일부 설정을 두고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논란은 영화 밖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일정이 전면 취소됐고, 주연 배우 유해진의 자택 앞에서 보수 성향 단체의 집회가 열렸다. 또한 메가박스는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연상시키는 '암살자(들)' 오리지널 티켓을 둘러싼 비판이 거세지자 사과와 함께 남은 물량 전량 폐기를 결정했다.
이번 투자금 용처 논란은 영화 개봉 이후 계속되는 논란의 연장선상에 있다. 제작사의 재정 투명성 문제는 영화의 역사 왜곡 논란과 맞물려 국책은행의 투자 심사 과정에 대한 의문까지 야기하고 있다. 국책은행 관계자들은 투자 당시 영화의 내용이나 사회적 파장을 충분히 검토했는지에 대한 설명을 요구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