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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금품 의혹 재점화, 정치권 '팩트' 놓고 격돌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금품수수 의혹을 '팩트'라고 주장하자,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민주당 의원이 강하게 반발하며 그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과 진보 진영도 즉각 비판에 나섰고, 한동훈 의원이 재반박하면서 정치권의 논쟁으로 확대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금품수수 의혹을 둘러싸고 여야 정치인들 간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형사소송법 개정 관련 토론회에서 노 전 대통령이 스폰서 박연차로부터 3억 원대 피아제 시계 2개와 수십억 원을 불법적으로 받은 것이 "팩트"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이에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강하게 반발하며 "그 팩트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확인시켜주면 제가 책임지겠다"고 맞대응했다. 십수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의혹이 정치권의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되는 것은 한국 정치의 과거사 문제가 얼마나 깊은 상처로 남아있는지를 보여준다.

곽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자신의 입장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그 당시 저는 수사 과정에서 변호인으로 참여했거나 참고인 또는 피의자성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며 "노 대통령이 서거한 이후에도 십수 년 동안 진보 진영이든 보수 진영이든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저와 제 가족이 뇌물을 받았다고 하면서 여러 정치적 국면마다 수시로 비난과 모욕을 당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한 의원 본인도 이 모습을 보며 그때의 수사 및 언론 보도가 모두 사실이라고 추측할 수도 있겠다"고 한동훈 의원의 입장을 인정하면서도 "그 당시 수사의 대상이었거나 변호인이었던 저도 그 당시 발표된 수사 내용과 그 수사를 받아쓴 언론 보도가 어느 부분이 어느 정도까지 사실인지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당시 수사 과정 자체의 투명성과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곽 의원은 한동훈 의원의 "팩트" 주장에 대해 직접적인 책임을 요구했다. "그 팩트를 제게 분명하게 보여주고 확인시켜주면 제가 책임지겠다"며 "사죄하고 비난받고 처벌받겠다"고 명시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이러한 발언은 한동훈 의원의 주장이 구체적인 증거에 기반하지 않은 것이라는 암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동시에 이는 자신과 가족이 받아온 오랜 의혹과 비난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원하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민주당과 진보 진영의 반발도 즉각 이어졌다. 민주당 조계원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혐의를 부인했는데, 악의적인 논두렁 시계 피의사실공표로 죽음으로 몰아갔다. 법원의 판단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한동훈 의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한 의원의 발언이 "패륜"이라며 "골수까지 검찰주의자이니 노무현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검찰수사에 대해서 일말의 반성도 없다"고 지적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그리 똑똑한 분이 왜 자기 핸드폰 비밀번호만 모르냐"며 "고인을 욕보이는 얄팍한 정치는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들의 발언은 한동훈 의원의 주장이 구체적 근거 없는 정치 공세라는 입장을 보여준다.

한동훈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서 재반박했다. 그는 "노무현 본인 또는 가족이 곽 의원 부부에게 미국에서 쓸 아파트 사 주려고 박연차에게 거액을 받은 것"이라며 "그런 곽 의원이 할 말이 있냐"고 지적했다. 또한 "유구무언이어야 할 곽 의원은 제가 아니라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이용해온 사람들을 비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역으로 비판했다. 이 발언은 곽상언 의원의 반박 자체가 부당하다는 주장으로, 논쟁이 단순한 팩트 검증을 넘어 정치적 대립으로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논쟁은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당시의 금품 의혹이 정치권의 중요한 쟁점으로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검찰의 수사 과정과 결과에 대한 평가가 진보와 보수 진영에서 완전히 달라지면서, 객관적인 팩트 규명이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당시 법원의 최종 판단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과 수사 과정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되는 만큼, 이 문제가 정치적 논쟁을 넘어 역사적 기록으로 남기 위해서는 더욱 투명하고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의 격렬한 논쟁은 한국 정치에서 과거사 문제가 얼마나 민감한 갈등의 원천인지를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