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자(들)' 논란, 창작자 위협으로 확산…영화계 '비판과 위협 구분' 촉구
영화 '암살자(들)' 논란이 창작자 위협으로 번지자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과 촬영감독조합이 비판과 위협의 구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출연진과 제작진에 대한 공격으로 부산국제영화제 일정과 무대인사가 취소되는 상황이 벌어졌으나, 영화는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감독과 배우에 대한 위협적 비난으로 번지자, 한국 영화계가 일제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과 영화촬영감독조합은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작품 비판을 넘어 창작자 개인을 겨냥한 공격이 확산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영화인들은 역사를 소재로 한 창작물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평가는 당연하지만, 출연진과 제작진의 신상 공개나 불법 압박은 정당한 비판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지적했다.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배경으로 한 '암살자(들)'은 경찰과 기자가 암살범의 배후를 추적하는 스릴러 영화다. 중앙정보부가 사건과 연루되었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내용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을 촉발했다. 하지만 영화계는 극영화가 역사 기록을 대신하려는 것이 아니라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예술 작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작품 자체로 먼저 만날 것을 요청했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은 성명에서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가 다양한 해석과 평가를 받는 것이 당연하며, 비판 역시 표현의 자유의 한 부분으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작품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개인의 신상과 가족 관계를 공개하거나, 관련 개인과 기업·단체의 정상적인 활동을 압박하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도 "창작자와 배우 개인에게 향한 공격이 확산되면 앞으로 창작자들이 새로운 이야기에 도전하는 일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현실적으로 출연진과 제작진에 대한 공격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신자유연대 대표는 SNS에 유해진 배우의 자택 앞 집회 신고를 했다는 취지의 게시물을 올렸으며,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는 관객과 참석자의 안전을 이유로 영화 관련 행사를 취소했다. 유해진과 이민호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참석을 포기했으며, 영화제에서 예정된 야외무대인사 행사와 토크 프로그램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개봉 2주 차 주말 무대인사도 취소되었다.
흥미롭게도 논란 속에서도 '암살자(들)'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개천절인 3일 하루에만 관객 15만 명을 동원한 영화는 누적 관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영화 자체에 대한 관객의 관심이 정치적 논쟁과는 별개로 존재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영화계는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정치권과 사회 전반에 '입을 틀어막는 정치'를 멈추고 창작의 자유와 표현의 다양성을 존중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