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이나 침략 실수 인정 거부하며 소모전 지속
러시아 전직 총리 미하일 카샤노프는 푸틴이 우크라이나 침략을 실수로 인식하면서도 이를 인정할 수 없어 전쟁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방 국가들이 단결하고 심리적 압력을 가하며 방어 무기를 공급해야 한다고 촉구했으며, 러시아 내부의 광범위한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규모 반란은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략을 전략적 오판이라고 인식하면서도 이를 인정하지 못해 전쟁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러시아 총리를 지낸 미하일 카샤노프는 3일 파리에서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푸틴이 2022년 우크라이나 침략이 실수였음을 깨달았지만 스스로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샤노프는 "그는 인정할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하며 "푸틴이 보안 기관의 보고를 믿고 우크라이나가 약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68세의 카샤노프는 2022년 러시아를 떠나 현재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모스크바로부터 "외국 대리인"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카샤노프에 따르면 푸틴은 현재의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인한 유가 상승과 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 간의 의견 불일치가 푸틴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샤노프는 "푸틴은 분명히 기뻐하고 있다"며 "그는 어떤 양보도 없이 전쟁을 계속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와의 소모전에서 자신이 이기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2027년 이전에 전쟁이 끝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전망했으며, 다가오는 겨울이 우크라이나에 특히 가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 총리는 서방 국가들이 강경한 대응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카샤노프는 서방 국가들이 단결하여 크렘린에 "심리적 압력"을 가하고, 러시아의 공습으로부터 우크라이나 하늘을 방어하기 위해 긴급히 애국자 미사일 요격 체계를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서방이 푸틴의 협박에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러시아 지도자가 실제로는 외형상 강해 보이는 것만큼 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발언은 파리의 반푸틴 망명자 단체인 러시-리베르테가 주최한 학술회의에서 이루어졌다.
러시아 내부 상황에 대한 카샤노프의 진단은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는 러시아 지배층 내에서 광범위한 두려움이 존재하며, 대다수가 전쟁의 종료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쟁 종료의 형태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고 지적했는데, 일부는 승리로 끝나기를 원하고, 일부는 푸틴의 패배를 원하며, 또 다른 일부는 결과가 어떻든 전쟁이 멈추기만을 원한다는 것이다. 카샤노프는 "지배층에는 공포가 지배하고 있다"며 "압도적 다수가 전쟁의 종료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일반 러시아 국민 사이에서는 아직 반란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으며, 러시아인들이 지난 30년간 높은 인플레이션에 적응해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카샤노프는 대규모 군사 동원이 거리 시위를 촉발할 수 있는 잠재적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가 지난 몇 년간 "실질적으로 전체주의 국가"로 변모했으며, 사회 전반에 "운명론적 분위기, 상호 간 적대감, 심각한 긴장"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10월 7일 74세 생일을 맞이할 푸틴은 수백만 러시아인이 전쟁을 지지한다고 주장해 왔으며, 9월 실시된 선거에서 그의 여당이 역대 최고 초다수당을 차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해당 선거가 엄격하게 통제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카샤노프의 발언은 푸틴의 전쟁 지속 결정이 합리적 정책 판단보다는 과거의 오판을 인정하지 못하는 심리적 요인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