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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진핑에 정치범 석방 요청…라이·민진·천유린 관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정치범 석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홍콩 언론인 지미 라이, 미얀마계 학자 민 진, 중국계 지질학자 천유린 등이 석방 대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에 부당하게 구금된 인사들의 석방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정상회담 직후 기자들에게 "확실히 그랬다"며 "우리는 대화를 나눴고 매우, 매우 중요한 논의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확한 대상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미·중 외교 현안으로 떠올랐던 여러 인사들의 석방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석방 논의가 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홍콩의 반중 언론인 지미 라이, 중국에서 구금된 미얀마계 정치학자 민 진, 중국계 지질학자 천유린 등이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8월 민 진과 천유린을 부당하게 구금된 미국인으로 공식 지정했으며, 라이의 석방 문제는 오래전부터 미·중 간 외교 현안으로 작용해왔다. 이들은 모두 중국 당국으로부터 국가보안법 또는 간첩 혐의로 기소되어 현재 복역 중이다.

지미 라이는 홍콩 유명 언론사 빈과일보의 사주였으며, 홍콩 민주화 운동을 지원한 혐의로 2020년 8월 체포됐다. 그는 홍콩 법원에서 외국 세력과의 공모, 선동적 자료 출판 등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79세의 고령인 라이는 오랜 수감 생활로 건강이 크게 악화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라이의 아들 세바스티앙 라이는 지난달 16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아버지의 석방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베이징 정상회담에서도 라이의 석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가 중국 당국의 눈 밖에 난 계기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이었다. 2019년 7월부터 2020년 6월까지 라이는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좌관 등 미국 고위 관계자들과 접촉해 중국 당국의 의심을 샀다. 미국에 홍콩 문제 개입을 요청한 혐의로 홍콩 국가보안법 중에서도 가장 무거운 죄로 여겨지는 '외국과의 공모' 혐의가 적용됐으며, 이 때문에 라이의 석방은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져 왔다. 다만 지난달 7일 중국 최대 규모 지하교회인 베이징 시온교회를 이끌던 김명일 목사가 구금 266일 만에 석방된 사례가 정치범 석방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민 진은 1988년 미얀마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학생운동가이며 미국 시민권자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자신이 설립한 비영리 싱크탱크 미얀마전략정책연구소는 2021년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미국으로 거점을 옮겼다. 민 진은 올 6월 3일 중국 정부 초청으로 윈난성 쿤밍에서 열리는 학술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국했다가 쿤밍 공항에서 중국 당국에 체포됐다. 당시 미얀마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있었으며, 민 진은 미얀마 군부와 중국과의 관계를 연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는 민 진이 "간첩 활동과 국가안보 위해 혐의"로 체포됐다고 주장하며 "부당 구금은 없다"고 밝혔으나, 국제사회에서는 '인질 외교'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천유린은 중국계 지질학자이자 미국 시민권자로, 2024년 11월 중국의 가족을 만나고 미국으로 돌아오려던 길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그는 지난해 5월 간첩 혐의로 기소되어 현재 23개월째 구금 상태에 있다. 천은 북한 핵실험 탐지를 연구해온 학자로, 2020년 12월 미국 국무부 군비통제국의 지원을 받아 자연적 지진과 북한 핵실험으로 발생한 파동을 구별하는 방법을 분석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북한 핵실험 탐지 연구자라는 점에서 북한이 천의 석방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천의 구금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