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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 항소심서 여론조사 의뢰 전면 부인…'깨끗한 정치' 신념 강조

오세훈 서울시장이 항소심 최후변론에서 여론조사 의뢰와 비용 대납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깨끗한 정치'라는 신념으로 결백을 호소했다. 명태균과의 관계 정리 실패에 대해서는 '불찰'이라며 사과했으나, 혐의 자체는 강하게 반박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항소심 최후변론에서 여론조사 의뢰와 비용 대납 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결백을 호소했다. 2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한 오 시장은 초심 판단에 대한 항소를 통해 자신의 정치 인생을 걸고 혐의를 강력히 반박했다. 그는 '깨끗한 정치'라는 정치 신념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며, 이러한 신념과 현재의 혐의가 양립할 수 없다는 논리로 무죄를 주장했다.

오 시장은 최후변론에서 정치에 입문할 당시부터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정치인, 깨끗한 정치인이 되겠다는 결코 지켜내기 쉽지 않은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초선 국회의원 시절 정치자금 수수의 투명성을 높이는 법안을 주도적으로 추진했으며, 이것이 '오세훈법'으로 불리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는 "깨끗한 정치를 만들어보겠다는 뜻을 높이 평가해 국민이 붙여준 이 이름을 서울시장 5선보다 더 명예롭게 생각한다"며 "그런 제가 후원자에게 비용 대납을 요청했다는 것은 지켜온 정치적 신념과 도저히 어울릴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특검 측이 제기한 '불리한 여론조사 결과 때문에 명태균에게 별도 조사를 의뢰했다'는 주장을 구체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과거 여러 선거에서 특정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았다며, 당시가 출마 선언 직후인 선거 초반이어서 여론조사 결과의 유불리함이 크게 유의미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어느 한 여론조사 결과만으로 지방에서 갓 올라온 명태균에게 속아 여론조사를 의뢰할 수밖에 없었다는 식으로 몰고 가는 특검의 프레임은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항소심에서 새롭게 제출된 명태균과 김한정 씨의 통화 녹음을 근거로 들며, 명태균이 자신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적대시하는 대화 내용이 당시 관계를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명태균과의 관계에 대해 오 시장은 명태균이 신뢰할 수 없는 인물임을 초기에 파악했다고 밝혔다. 그는 명태균이 김영선 전 의원을 통해 당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책사'를 자처하며 접근했지만, 자신이 신뢰할 수 없는 사람임을 알아봤다고 설명했다. 강철원에게 명태균을 넘긴 것은 "알아서 정리 여부를 결정하라는 의미였고, 그 이후 명태균의 존재나 의미를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며 "선거 이후 단 한 차례도 전화를 포함한 가벼운 소통조차 없었음이 이를 반증한다"고 했다. 또한 "특검이 제가 의뢰했다고 주장하는 여론조사를 사전에 논의한 적도, 그 결과를 받아 선거에 활용한 적도 단연코 없다"고 강조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던 오 시장은 후반부에 명태균과의 관계를 초기에 정리하지 못한 자신의 처신에 대해 사과의 뜻을 드러냈다. 그는 "명태균에 대해 이상한 느낌을 받았을 때 즉시 단호하게 끊어내지 못하고 계속 접근할 여지를 줌으로써 법정에까지 서는 모습을 보여드린 데 대해 깊은 반성을 하고 있다"며 "공인으로서 우유부단한 부족함이 모함의 여지를 주게 됐고, 결국 많은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렸다. 모두 제 불찰"이라고 했다. 최후변론의 마지막에는 "저는 제 자리를 잃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시장직에 대한 미련이 없음을 표현했다.

오 시장은 자신이 두려운 것은 시장직 상실이 아니라 정치 불신의 시대에 깨끗한 정치가 훼손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조차 국민이 믿어주신 고결한 정치, 고통스럽게 원칙을 지켜온 정치가 일개 정치 브로커의 증오심과 적개심 때문에 오염돼 국민을 실망시키는 것"을 우려한다고 했다. 또한 "'서울시의 번영'과 '시민들의 삶의 질'이라는 제게 부여된 소명이 증오심과 조작된 정황 때문에 멈추어 서는 것"을 가장 큰 걱정으로 표현했다. 이는 무죄 판결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회복하고, 서울시장으로서의 소명을 계속 이어가기를 원한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