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고채 발행 5조원 축소…미국 금리 급등 여파 대응
정부가 미국 금리 급등의 여파로 높아진 국내 국고채 금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10월 국고채 발행을 5조원 축소하기로 했다. 필요시 추가 감축과 긴급 바이백 등 다층적 대응도 검토 중이며, 금융·부동산·외환시장을 통합 점검하는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일 국고채 시장 안정을 위해 10월 국고채 발행 물량을 5조원 규모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장기금리의 급등이 국내 국고채 금리까지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자, 정부가 채권 공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시장 안정에 나선 것이다. 이 부총리는 이날 서울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경제·금융당국 합동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이 같은 방침을 공식화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국채 발행 물량 감축을 통해 채권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고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정부 차입 비용이 증가하고, 이것이 가계와 기업의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총리는 "향후에도 국고채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국채 발행 물량의 추가 축소를 검토하겠다"며 상황에 따라 더욱 강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관계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시장 상황에 따라 긴급 바이백 등 시장 안정 조치도 병행해 나가겠다"고 덧붙여 다층적인 대응 체계를 갖추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회의에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 경제·금융당국의 핵심 인사들이 참석했으며, 국토교통부 장관도 함께했다. 정부는 거시경제, 금융시장, 외환시장, 부동산시장을 통합적으로 점검하는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 부총리는 "앞으로 이 회의를 거시경제와 금융·외환·부동산시장을 하나의 그림 안에서 종합적으로 살피는 회의로 만들겠다"며 "시장의 작은 이상 신호도 놓치지 않고 조기에 발견해 위험이 어디에서 발생하고 어디로 확산할 수 있는지 꼼꼼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 불안정성이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주택시장과 가계 자금 흐름도 함께 점검하기로 했다. 최근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 사이의 자금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시장 간 상호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부총리는 긍정적인 신호로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5주 연속 둔화했으며,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서울 주택 인허가와 착공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어났다"고 평가했다. 이는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이 실제 효과를 내고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다. 다만 "강남권을 제외한 지역은 여전히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공급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기까지 시차가 있다"며 지역 간 격차와 시간차 문제에 대해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원화 국제화를 위한 외환시장 제도 개편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 구축과 외환거래 규제 완화를 예정대로 진행하되, 제도 개편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을 통해 글로벌 금융 불안정성 속에서도 국내 금융·부동산 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동시에 중장기 경제 성장 기반을 구축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