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 개청 하루 전 고위급 인사…준비 미흡에 '당혹' 목소리
중대범죄수사청이 2일 개청을 앞두고 1일 판사 3명과 검사 4명으로 구성된 고위급 인사를 단행했다. 하지만 개청 하루 전 인사 통보와 청사 인프라 미흡으로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2일 공식 개청을 앞두고 1일 초대 지휘부와 지방 중수청장 등 고위급 인사를 단행했다. 행정안전부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준비단이 발표한 인사에 따르면 중수청 차장에는 판사 출신 전종민 변호사가, 6개 지방중수청장에는 판사 3명과 검사 4명이 배치됐다. 이는 여권의 반발을 고려하면서도 조직의 안정적 출범을 도모한 선택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개청을 하루 앞두고 이루어진 인사 통보로 인해 현장에서는 혼란과 당혹감이 나타나고 있다.
차장 자리에 선임된 전종민 변호사는 춘천지법, 의정부지법, 서울행정법원 판사를 역임한 인물이다. 그는 검사 출신으로 내정된 김지용 중수청장을 보좌하게 되어, 초대 지휘부는 검사 출신 수장과 판사 출신 차장의 구성이 된다. 서울중수청장에는 권력형 부패범죄와 대규모 금융범죄 수사를 지휘해온 최재민 변호사(검찰 출신)가 임명됐으며, 광주중수청장에는 검찰개혁을 주장해온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발탁됐다. 이 외에도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한 특별검사팀 출신 인물들이 수원, 대전, 부산 중수청장으로 배치되는 등 최근 주요 수사 경험이 있는 인물들이 중심이 됐다.
이번 인사 구성을 분석하는 전문가들은 상반된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여권 강경파에서 크게 반발하지 않을 만한 '친윤' 의혹이 없는 검사들을 지방중수청장으로 세운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적 균형을 고려한 인사라고 지적했다. 반면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판사 출신 인사들이 중수청 내부의 검사와 경찰 출신 수사관들의 융화와 조직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전례를 언급하며 판사 출신 지휘부가 실제 수사 성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개청 하루 전 이루어진 인사 통보로 인해 현장에서는 실질적인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행안부가 특례임용에 지원한 검사들에게 근무지와 보직을 개별 연락으로 통보하자, 거주지와 먼 지역으로 발령이 난 수사관들은 당장 임시 거주할 숙소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한 검사는 "오늘 소속 청과 보직을 통보받았을 뿐, 업무 분담과 근무 여건 등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출근한 뒤 알게 될 것 같다"고 했으며, 다른 수사관은 "관사·버스 지원 등은 장기적인 구상일 뿐이어서 10월부터 당장 이용 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고 토로했다.
청사 인프라 미흡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건물에 입주하는 중수청 본청과 서울청은 수사 업무에 필요한 컴퓨터와 집기 등을 아직 구비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지방중수청도 자재와 이삿짐 상자들이 여전히 쌓여 있는 등 사무실 조성 작업이 진행 중인 상태다. 이로 인해 상당수 인원이 한동안 재택근무를 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 지역 중수청으로 자리를 옮기는 한 부장검사는 "근무지로 출근을 하더라도 업무에 곧바로 착수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내일 오전 개청식을 치른 뒤 상황을 직접 확인하려 한다"고 했다. 이처럼 중수청은 개청 초기부터 조직 안정과 업무 개시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