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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AI 슈퍼인텔리전스' 개명, 과학계서 반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을 '슈퍼인텔리전스'로 부르도록 지시했지만, 학계와 기술 전문가들은 현재의 AI가 진정한 슈퍼인텔리전스가 아니라며 반발하고 있다. 용어 변경이 오히려 AI에 대한 대중의 우려를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을 '슈퍼인텔리전스'로 부르도록 미국 연방 기관에 지시하면서 학계와 기술 업계 사이에 논쟁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에서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부정확하고 우아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슈퍼', '익스트림', '슈프림' 인텔리전스 같은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제안했으며, 3일간의 소셜미디어 투표에서 '슈퍼인텔리전스'가 약 65%의 지지를 받아 최종 선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유엔 총회에서 미국 연방 문서가 앞으로 이 새로운 용어를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결정은 그가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온타리오 호수를 '미국 호수'로 개명하려던 시도와 맥락을 같이한다. 하지만 이번 용어 개명은 단순한 지명 변경을 넘어 과학 용어의 정의와 관련된 더 복잡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워싱턴대학교 컴퓨터과학 교수인 페드로 도밍고스는 독일의 공영방송 도이체 벨레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AI는 슈퍼인텔리전스가 아니며, 단지 다른 형태의 지능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공지능은 인간과 다른 작업을 수행하므로 이를 슈퍼인텔리전스라고 부르는 것은 오도적'이라고 비판했다.

'인공지능'이라는 용어는 1956년 뉴햄프셔주 다트머스 칼리지에서 열린 여름 워크숍에서 컴퓨터과학자들과 수학자들이 처음 만들어냈다. '인공'은 단순히 인간이 만든 것을 의미했으며, 자연적인 인간 지능과 구별하기 위한 것이었다. 역사가 팸엘라 맥코더크는 저서 '생각하는 기계들'에서 AI 개척자 아서 새뮤얼이 이 용어가 '뭔가 가짜 같은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고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이라는 명칭은 70년간 굳혀져 왔다.

과학계는 용어 변경이 AI에 대한 대중의 우려를 해소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도밍고스 교수는 '용어 변경이 오히려 이러한 우려를 조장할 수 있다'며 '슈퍼인텔리전스라고 부르면 인간을 구식으로 만들고, 우리에게 돌변하고, 우리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생각을 강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대중의 AI에 대한 불안감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의뢰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캐나다, 프랑스, 스페인, 독일, 영국 등 6개국의 약 절반의 응답자가 AI 기술이 인류를 파괴할 위험을 줄이기 위해 AI 개발을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미국 CNN과 SSRS가 실시한 별도의 여론조사에서는 약 9명 중 8명의 미국인이 AI가 인간 지능을 초월하는 것에 대해 흥분하기보다는 우려한다고 나타났다.

이러한 우려는 이미 미국 의회까지 도달했다. 지난주 버몬트주의 무소속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는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인공 슈퍼인텔리전스의 개발을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또한 연방 정부의 테스트와 감시가 마련될 때까지 고급 AI 개발을 중단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새로운 용어가 미국의 주요 AI 기업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들 기업은 자신들의 고급 AI 모델을 강조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AI 시스템들은 많은 특화된 작업에서 인간을 능가하지만, 진정한 슈퍼인텔리전스의 기준을 충족하기까지는 아직 수년이 남아 있다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결국 트럼프의 용어 개명이 과학적 정확성을 높이기보다는 정치적 논쟁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