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갈색곰 '백팩', 12년 만에 최대 규모 경쟁 제치고 뚱뚱한 곰 왕 등극
미국 알래스카 캐트마이 국립공원의 '뚱뚱한 곰 주간' 2026 대회에서 성숙한 수컷 곰 백팩이 5,000표 이상의 차이로 암컷 곰 910을 누르고 우승했다. 12년 역사상 최대 규모의 대회에서 백팩은 '조용한 강인함'으로 평가받으며 새로운 공원 아이콘이 됐다.

미국 알래스카주 캐트마이 국립공원에서 개최된 '뚱뚱한 곰 주간(Fat Bear Week)' 2026 대회에서 수컷 갈색곰 '89 백팩'이 암컷 곰 '910'을 5,000표 이상의 차이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지난 12년 역사상 가장 많은 참가자가 출전한 규모였으며, 여름 동안 연어를 먹으며 살을 찐 곰들의 체중 증가량을 겨루는 행사로 매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백팩은 최종 투표에서 103,344표를 얻어 910의 98,253표를 제치고 우승자로 결정됐다.
백팩은 1989년생의 성숙한 수컷 곰으로, 2007년 부상을 극복한 후 공원 관계자들로부터 '조용한 강인함'을 지닌 곰으로 평가받아왔다. 그의 이름은 어릴 적 어머니 홀리의 등에 업혀 강을 헤엄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었던 데서 비롯됐으며, 홀리 역시 과거 뚱뚱한 곰 주간 우승자였다. 백팩은 같은 또래 수컷 곰들에 비해 상처가 적은데, 이는 그가 다른 곰들에 비해 덜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공원 관계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백팩은 '필요할 때는 자신을 지키지만, 선호하는 낚시터에 접근할 때 조용한 힘을 사용하는 신사 같은 곰'이라고 묘사되고 있다.
이번 우승이 더욱 주목할 만한 이유는 백팩이 경쟁에 진출하기까지의 여정 때문이다. 캐트마이 보존협회의 전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였던 나오미 보크는 백팩이 마침내 대회 진출 자격을 얻게 된 것에 대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보크에 따르면 백팩은 '포착하기 어려운' 곰으로, 계절 초반과 말미에 그를 촬영하는 것이 어려워 대회 참가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흥미롭게도 보크 자신이 2019년 뉴욕에 거주하던 시절 공원의 라이브스트림을 통해 백팩을 처음 본 후 알래스카로 이주해 공원 관계자로 일하게 됐으며, 그녀는 백팩을 자신의 '진입 곰(gateway bear)'이라고 부르고 있다.
올해 뚱뚱한 곰 주간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경쟁 라인업을 자랑했다. 이전 우승자들의 새끼인 '네포 베이비(nepo babies)' 곰들과 신인 도전자들이 참가했으며, 처음으로 곰 가족 단위의 참가를 허용했다. 과거 진행되던 새끼 곰 대회인 '뚱뚱한 곰 주니어'는 폐지되고 가족 단위 참가로 대체되었다. 우승자 백팩은 준결승에서 4,100표 차이의 접전 끝에 진출했으며, 최종 우승까지 가는 과정에서 접전의 연속을 펼쳤다. 한편 준결승에서 910은 상대를 70,000표 이상의 큰 차이로 제쳤으나, 최종 결승에서 백팩에게 패배했다.
뚱뚱한 곰 주간은 브룩스 폭포의 연어 산란지에서 갈색곰들이 먹이를 섭취하는 모습을 라이브스트림으로 중계하며, 팬들이 곰들의 여름 체중 증가를 보여주는 전후 사진과 영상을 토대로 투표하는 스포츠 스타일 토너먼트다. 이 행사는 캐트마이 보존협회의 기금 모금을 위해 진행되며, 곰들의 건강한 먹이 활동을 대중에게 알리는 교육적 역할도 한다. 공원 관계자이자 Explore.org의 자연 전문가인 마이크 피츠는 준결승 당시 910에 대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곰'이라고 표현하며 높은 평가를 했으나, 최종 결승에서는 백팩의 우승으로 끝났다. 이번 대회를 통해 백팩은 자신의 '조용한 강인함'으로 곰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캐트마이 국립공원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 잡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