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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 논란 '암살자(들)' 영상 속속 비공개…콘텐츠 크리에이터들 '침묵'

역사 강사 최태성 등 유명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왜곡 논란 속에서 관련 영상을 속속 비공개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표현의 자유와 역사 해석의 정확성 사이의 갈등을 드러내는 사례로 평가된다.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왜곡 논란이 확산되면서 관련 영상을 공개한 유명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속속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논란이 단순한 영화 평가를 넘어 정치적·사회적 민감성을 띠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표현의 자유와 역사 해석 사이의 긴장 관계를 드러내고 있다.

30일 현재 역사 강사 최태성(55)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최태성 2TV'에 지난 22일 공개됐던 '암살자(들)' 관련 영상은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해당 영상은 공개 당시 약 32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최태성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이 영상을 소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성이 비공개 전환의 구체적인 사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최근 불거진 영화의 역사왜곡 논란과 직결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역사 교육 분야의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최태성의 이 같은 결정은 학계와 교육 현장에서도 이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시사한다.

최태성뿐만 아니라 다른 유명 콘텐츠 크리에이터들도 같은 조치를 취했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제작진은 29일 "영화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어 9월 25일에 업로드된 리뷰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구독자 약 417만 명을 보유한 영화 유튜버 지무비도 관련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이들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동시다발적 비공개 조치는 영화에 대한 평가나 리뷰가 단순한 문화 비평을 넘어 정치적 논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영화는 당시 사건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영화적 상상력을 통해 재구성했으나, 공범 존재 가능성과 당시 정권의 배후 개입 가능성 등을 다루면서 역사적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영화가 박정희 전 대통령 등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라며 사자명예훼손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표현의 자유는 존중하면서도 작품에 대한 비판은 감수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방송인 홍혜걸과 문화평론가 진중권 교수 등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영화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는 "당시 사건과 관련해 작성된 다양한 기록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라며 방어에 나섰다. 제작사는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고 해명했다. 이는 영화가 역사 다큐멘터리가 아닌 창작물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표현의 자유 범위 내에서 제작됐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이번 사태는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창작물에서 표현의 자유와 역사 해석의 정확성 사이의 갈등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일제식 비공개 조치는 한편으로는 정치적 논쟁의 심화를 우려한 신중함으로 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표현과 비판의 자유가 위축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향후 유사한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창작물과 역사 해석, 표현의 자유에 관한 사회적 논의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