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색소변성증 극복한 장민호, 비장애인·장애인 AG 동시 출전 역사 쓰다
시각장애인 육상 선수 장민호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비장애인 계주 경기에 출전해 6위를 기록했으며, 약 3주 뒤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장애인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한국 선수 가운데 두 대회에 모두 출전하는 것은 장민호가 처음이다.
시각장애를 안고 태극마크를 단 육상 선수 장민호(29)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역사적 성과를 이뤄냈다. 장민호는 29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1600m 계주 결선에 신민규, 배건율, 서민준과 함께 출전해 3분6초59의 기록으로 6위를 기록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장민호가 약 3주 뒤 같은 장소에서 개최되는 장애인아시안게임에 다시 출전한다는 것으로, 한국 선수 가운데 비장애인과 장애인 아시안게임에 동시 출전하는 것은 장민호가 처음이다.
장민호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계주뿐 아니라 혼성 1600m 계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앞서 24일 김서윤, 신민규, 이아영과 팀을 이뤄 뛴 혼성 1600m 계주 예선에서 3분18초66의 한국신기록을 작성했으며, 결선에서는 3분19초18로 6위에 올랐다. 한국신기록 경신은 장민호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순간으로, 이는 그가 장애를 극복하고 경쟁력 있는 선수로서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장민호의 선수 경력은 좌절과 재기의 연속이었다. 어릴 적 장거리 선수로 활동하던 그는 과천중앙고 재학 시절 자신의 발전 가능성에 한계를 느껴 운동을 포기했다. 이후 체육대학 입시 강사와 지방자치단체 체육회 사무직원 등으로 일하며 평범한 직장 생활을 영위하다가 26세에 단거리 종목으로 전향하며 육상 선수로 다시 돌아왔다. 새로운 도전으로 기량을 끌어올리던 그에게는 또 다른 시련이 닥쳤다. 지난해부터 시력이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한 장민호는 결국 망막색소변성증 진단을 받게 된 것이다. 망막색소변성증은 망막의 색소가 변성되면서 시야가 점진적으로 좁아지는 유전성 질환으로, 시각장애인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장민호는 진단 이후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치열한 훈련과 경쟁을 이어가며 그는 비장애인 아시안게임과 장애인 아시안게임 대표팀 명단에 모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는 단순히 두 대회 모두에 출전하는 것을 넘어, 각 대회에서 경쟁력 있는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의 선수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한국 선수 역사에서 이러한 사례는 장민호가 처음이며, 이는 장애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와 운동 능력의 탁월함이 결합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장민호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와 잠시 재정비를 거친 뒤 다시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다음 달 개최되는 장애인 아시안게임에서는 계주가 아닌 자신의 주 종목인 100m와 400m에 출전한다. 경기 후 장민호는 "꿈의 무대를 밟아 정말 행복했다"며 "혼성 계주에서 종전 한국 기록을 4초 당겨서 기쁜 마음도 있지만, 남자 1600m 계주 결선에선 제 실력이 나온 거 같지 않아 정말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비가 많이 왔는데, 트랙에 고인 물에 빛이 반사돼 눈이 많이 부셔 신경이 쓰였다"며 환경적 어려움도 언급했다.
장민호의 목표는 분명하다. 그는 "이번 대회 경험을 발판 삼아 곧 열리는 장애인 아시안게임에서는 꼭 금메달을 따 한을 풀고 싶다"고 다짐했다. 시각장애라는 신체적 제약을 극복하고 두 대회 모두에 출전한 장민호의 도전은 단순한 스포츠 뉴스를 넘어 장애인 선수들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그의 다음 달 장애인 아시안게임에서의 활약이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