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구 '황금세대' 탄생, 12년 만에 남녀 동반우승 달성
한국 농구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남녀 5인제 농구 동반우승을 달성했다. 여자 농구는 일본을 75-70으로 꺾고 32년 만에 원정우승을 이루었으며, 남자 3대3 농구도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농구의 새로운 황금세대를 알렸다.
한국 농구가 새로운 황금세대를 맞이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농구에 이어 여자 농구까지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12년 만에 남녀 동반우승의 쾌거를 이뤘다. 이는 단순한 메달 수집을 넘어 한국 농구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여자 농구가 외국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것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32년 만의 원정우승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여자 농구 대표팀이 마주한 상황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팀은 주축 선수들인 박지수와 박지현이 부상과 미국여자프로농구 일정 때문에 참가하지 못하면서 12명의 엔트리를 채우지 못한 채 11명으로만 출전해야 했다. 선수층이 얇다는 우려 속에서도 팀이 보여준 응집력과 전술적 완성도는 이번 우승의 핵심이 되었다. 박수호 감독이 2024년부터 다져놓은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빠른 트랜지션, 유기적인 패스, 그리고 외곽 공격이 한국 여자 농구의 새로운 정체성이 되었다.
결승전은 9월 26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의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렸다. 한국은 일본을 75-7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한국 여자 농구가 아시안게임 최고 시상대에 오른 것은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경기 초반 한국은 전반을 42-23으로 압도적으로 마무리하며 승리의 기조를 잡았고, 3쿼터까지 63-51로 두 자릿수 리드를 유지했다. 그러나 일본의 추격은 예상보다 강했다. 경기 종료 6분 27초 전 62-66까지 따라붙었고, 종료 15초를 남겨서는 72-70까지 좁혀지며 긴장감 있는 승부가 펼쳐졌다.
승부의 결정적 순간은 경기 종료 14초 전 찾아왔다. 주장 강이슬이 침착하게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키면서 75-70의 최종 스코어를 만들었고, 한국은 짜릿한 금빛 피날레를 완성했다. 이날 경기에서 이해란은 24점과 9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승리의 선봉에 섰다. 강이슬은 21점 7리바운드, 이소희는 16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들이 평균 신장 10센티미터 이상 차이가 나는 중국의 '만리장성'을 준결승에서 85-80으로 꺾었다는 것이다. 신체 조건의 열세를 조직력과 외곽 공격으로 극복한 것은 한국 여자 농구의 새로운 전술적 강점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박수호 감독은 우승 후 "선수층이 얇다는 우려 속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열심히 따라와 주면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느꼈다"며 "이번 우승이 여자 농구 저변 확대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주장 강이슬도 "금메달로 우리를 향한 주변의 평가를 뒤집을 수 있는 경기를 많이 보여드린 것 같다. 여자 농구가 한 단계 도약할 타이밍이 온 것 같아 개인적으로 굉장히 뜻깊다"고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한국 농구의 성과는 5인제 농구에만 그치지 않았다. 남자 3대3 농구 대표팀은 이주영, 김승우, 이동근, 구민교로 구성되어 9월 25일 나고야 긴조후토역 광장 특설 코트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카타르를 19-10으로 꺾고 이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차지했다. 끈끈한 수비와 정교한 외곽 슈팅으로 평균 신장 200센티미터가 넘는 카타르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여자 3대3 농구 대표팀도 같은 날 3·4위전에서 태국을 21-8로 완파하며 동메달을 추가했다. 최예슬, 허유정, 송윤하, 김정은으로 구성된 여자팀의 압도적인 승리는 한국 농구의 전반적인 수준 향상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농구가 거둔 성과는 단순한 메달 수집을 넘어 아시아 무대에서의 한국 농구의 위상을 확실히 정립했으며, 향후 국제 대회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