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멕시코 7년 투자보장협정 타결, 방산·에너지 협력 확대
이재명 대통령과 멕시코의 셰인바움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7년 협상이 지연된 투자보장협정을 타결했으며, 무역협정 체결, 방산 협력 확대, 에너지·공급망 대화채널 출범, K-컬처 교류 등 다층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멕시코를 국빈 방문한 24일(현지시간),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7년간 협상이 지연되어온 양국 간 투자보장협정의 개정을 일괄 타결했다. 이번 협정 개정은 한국 기업들이 멕시코에서 투자한 자산을 보호하고 손실 발생 시 보상받을 수 있는 권리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번 투자보장협정 개정으로 한국 기업의 투자회수 및 손실보상 등에 관한 권리 보호가 강화됐다"고 설명하며, 이는 한국 기업들의 멕시코 진출 확대에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보장협정 개정과 함께 양국은 향후 무역협정 체결을 적극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한-멕시코 간 경제 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로, 양국 기업들의 상호 진출 장벽을 낮추고 교역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하게 된다. 정상회담 이후 양국 정상이 공동 주재한 기업인 간담회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등 한국의 주요 대기업 총수 9명을 포함해 30여명의 고위인사들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양국 기업 간 투자·교류 활성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방위산업 협력도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멕시코가 군 현대화 사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한국의 방산 기업들이 멕시코 현지에서의 생산과 정비 역량을 확대할 수 있는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한국산 경공격기 FA-50과 군사용 차량 관련해 양국 정상 간 논의가 있었으며, 양국 정부는 이에 대한 후속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이는 한국 방산산업의 라틴아메리카 시장 진출을 크게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향후 방위사업청과 관련 기업들이 구체적인 협상을 추진할 예정이다.
에너지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협력도 본격화된다. 이 대통령은 "공급망 분야와 관련해 원유와 핵심 자원을 논의할 양국 부처간 대화 채널을 출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시대에 한국이 중요한 에너지 자원과 핵심 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다. 멕시코는 세계 주요 원유 생산국이자 희토류 등 핵심 자원의 중요한 공급처로, 양국 간 공급망 협력 채널 구축은 한국의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 강화에 직결된다.
문화 교류 확대도 양국 협력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했다. 이 대통령은 "멕시코 국민께서 K-컬처를 더욱 자주, 쉽게 체험하실 수 있도록 멕시코 내 관련 시설 구축을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한류의 글로벌 확산 속에서 멕시코는 K-팝, K-드라마, K-영화 등 한국 대중문화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시장으로, 현지에 한국 문화 체험 시설을 구축하면 문화산업의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가 될 수 있다. 또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멕시코의 국가 예방접종 사업 참여와 백신 품질 관리 역량 이전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이는 한국의 보건의료 기술을 라틴아메리카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는 한-멕시코 관계의 질적 도약을 의미한다. 투자보장협정 개정으로 경제 협력의 제도적 기반이 강화되었고, 방산·에너지·문화·보건 등 다층적 분야에서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멕시코의 지정학적 중요성과 경제적 잠재력을 고려할 때, 이번 협력 체계 구축은 한국이 북미 시장과 라틴아메리카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는 것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앞으로 양국 정부와 기업들의 후속 협의와 실행 계획에 따라 한-멕시코 경제 협력의 규모와 범위가 얼마나 확대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