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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가상자산 이익 논란으로 규제법안 무산

미 상원이 가상자산 규제법인 클래리티법을 부결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자산으로 22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사실이 공개되면서 이해충돌 의혹이 법안 부결의 핵심 원인이 되었고, 공화당 내에서도 이탈표가 나왔다.

트럼프의 가상자산 이익 논란으로 규제법안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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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이 가상자산 규제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는 '클래리티법'을 부결시켰다. 15일(현지시간) 진행된 법안 진행 절차 표결에서 찬성 49표, 반대 50표로 법안 통과에 필요한 60표 이상을 확보하지 못했다. 상원에서 53석을 차지한 공화당이 민주당의 전폭적인 반대에 직면했을 뿐 아니라, 공화당 내에서도 수전 콜린스 메인주 의원과 조시 홀리 미주리주 의원 등이 이탈표를 던지면서 법안은 결국 입법이 무산되고 말았다.

클래리티법이 부결된 핵심 원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 일가의 가상자산 사업으로 인한 이해충돌 의혹이었다. 미국 정부윤리청이 지난 6월 30일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2025년 연례 재산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그는 가상자산 등을 통해 22억 달러(약 3조 40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 일가가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같은 가상자산 업체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법안이 자신들의 이익을 대폭 증가시킬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법안이 결국 대통령 개인의 재산 증식을 도와주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비판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주 의원은 표결 전 연설에서 "전국 노동자 가구가 물가 상승으로 고통받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억 달러의 가상자산 이익을 챙기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마크 워너 버지니아주 의원도 "미국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이득을 취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이 법을 통과시킬 수는 없다"며 비판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가상자산 보유량이 일정 수준에 도달할 경우 처분을 의무화하는 이행 장치를 요구했으나 공화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공화당은 법안 통과를 위해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결국 민주당을 설득하지 못했다. 공화당의 수정안은 트럼프 대통령 등 고위 공직자의 밈코인 등 가상자산 발행을 제한하고 각 주 법무장관에게 관련 집행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수정안도 민주당의 핵심 요구사항인 대통령의 가상자산 처분 의무화를 담지 않으면서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공화당 내 일부 의원들까지 법안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법안은 상원을 통과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클래리티법은 그간 법적 지위가 모호했던 가상자산의 관할권을 명확히 하고,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간의 감독 권한을 나누며, 등록 요건을 설정하고 자금세탁 방지 보호 조처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가상자산 업계는 이 법안을 산업의 제도권 편입으로 보고 통과에 사활을 걸었으나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법안 부결 소식이 전해지자 비트코인 가격은 5% 이상 하락해 7만 4911 달러를 기록했고, 시가총액 2위 가상자산인 이더리움도 약 7% 급락해 2357 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법안 부결은 가상자산 규제 문제가 단순한 산업 정책을 넘어 대통령의 이해충돌 문제와 얽혀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자산으로 수조 원대의 이익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어떤 규제 정책도 대통령의 개인 이익 추구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의구심을 야기한 것이다. 향후 가상자산 규제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 그리고 대통령의 이해충돌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가 미국 가상자산 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