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뉴스나우
정치

인사청문회 '신상털기식' 폐지…역량 중심 검증 체계 도입 추진

국가인재경영연구원이 인사청문회를 객관적이고 역량 중심으로 개선하는 '장차관 역량검증 체계'를 국회에 제안했다. 7대 역량 28개 질문을 통해 4단계로 평가하는 표준화된 방식으로, 기존의 신상털기식 청문회를 탈피하려는 시도다.

국가인재경영연구원이 현 정부 2기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장차관 역량검증 질문 리스트 및 행동지표 체계'를 국회에 제안했다. 지난 1년간의 정책 연구와 포럼, 토론회를 거쳐 마련된 이 체계는 그동안 비판받아온 '무용론 인사청문회'를 개혁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으로 평가된다. 국가인재경영연구원 민경찬 이사장은 "인류가 전례 없는 변화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만큼 지도층의 시대 변화 이해도와 국가 경영 역량이 우리 모두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인사청문회가 얼마나 비효율적인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있다.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은 "미래를 예측하는 질의가 전체 청문회의 단 3%에 불과하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이는 청문회가 후보자의 과거 스캔들이나 개인사를 파고드는 '신상털기식' 진행으로 일관되고 있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국민의 삶과 국가 발전에 직결되는 정책 역량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오랫동안 제기되어 왔다. 이번 제안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개선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제안된 역량검증 체계의 핵심은 '표준화'와 '객관화'다. 구체적으로 7대 역량 관련 28개의 표준화된 검증 질문을 제시하고, 각 질문에 대해 4개 수준(탁월·적합·조건부·부적격)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검증 대상이 되는 7대 역량은 공직윤리와 법치, 국가전략 및 정책, 조직 및 인재 관리, 소통과 협업, 디지털과 데이터, 국제 및 안보, 공직관 및 자기관리 등이다. 단순한 지식 검증을 넘어 후보자의 식견, 전문성, 협업 능력은 물론 정직함, 양심, 도덕성 같은 태도와 가치관, 국가관까지 수치화해 평가하도록 설계했다. 이는 기존의 주관적이고 산발적인 질의 방식에서 벗어나 객관적 기준에 따른 종합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

청문회 질문의 구성도 다층적으로 설계되었다. 행동사건면접, 상황판단검사, 지식 및 전문성 검증, 가치관 질문이라는 4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적용되는 형태다. 이러한 다각적 접근은 후보자의 실제 역량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청문회 결과는 탁월(S), 적합(A), 조건부(B), 부적격(C)의 4단계로 임명 권고 등급을 도출하게 된다. 이를 통해 우수 인재가 적합한 공직에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전문가와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건강한 검증 문화를 정착시키려는 취지다.

이 체계가 정착되면 여러 주체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의원에게는 생산적인 질의와 근거 있는 평가의 기준을 제공하고, 언론에게는 건강한 보도의 근거를 마련해준다. 국민 입장에서는 청문회의 의문점을 해소하고 건강한 여론 형성을 이끌 수 있다. 더 나아가 다음 세대에게 바람직한 공직자상을 제시해 미래를 준비하도록 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국가인재경영연구원은 앞으로도 이 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현 정부 2기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부터 이 체계가 실제로 적용된다면, 한국의 인사청문회 문화가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