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토로 왕국, 국왕 사망으로 왕위 계승 분쟁 심화
우간다 토로 왕국의 오요 국왕이 34세 나이에 서거하면서 왕위 계승을 둘러싼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왕족 계승 위원회가 선정한 에드워드 루키디 키자낭고마와 고인의 미공개 아들을 주장하는 직계 가족 간의 대립으로 토요일 장례식 거행이 불투명해진 상태다.
우간다의 토로 왕국에서 국왕 오요 니임바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한 왕위 계승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34세의 나이로 지난 9월 초 서거한 오요 국왕은 1995년 3세의 어린 나이에 즉위한 이후 약 30년간 토로 왕국을 통치해왔다. 우간다 정부는 토요일로 예정된 국왕의 장례식을 진행하기 위해 왕위 계승 문제를 해결하려는 긴급 협상을 진행 중이며, 토로 왕국 대변인 빈센트 무굼에는 "왕실 가족과 왕족 일원들 간의 회담이 진행 중이며 중앙정부도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왕위 계승을 둘러싼 분쟁의 핵심은 차기 국왕이 누가 되어야 하느냐는 문제다. 지난 9월 11일 왕족 일원들로 구성된 왕위 계승 위원회는 국영 방송 UBC의 뉴스 앵커이자 편집자인 에드워드 루키디 키자낭고마를 차기 국왕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이 결정은 고인의 어머니 케미기사 왕대비와 누나 루스 코문탈레 공주 등 오요 국왕의 직계 가족의 강한 반발을 샀다. 루스 공주는 기자회견에서 오요 국왕의 유언장에 자신의 아들이 왕위를 계승하도록 되어 있다고 주장했으며, 왕대비도 왕위 계승 위원회를 "자임한 왕족 집단"이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왕대비는 유언장을 읽은 지 불과 몇 시간 후에 왕위 계승자를 선정한 위원회의 결정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논쟁의 중심에는 오요 국왕의 미공개 아들의 존재 여부가 있다. 오요 국왕은 유엔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에이즈 퇴치 사업에 헌신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혼한 적이 없었고 공식적으로는 자녀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우간다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왕실 가족의 친인척인 앤드류 므웬다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오요 국왕의 가족이 주장하는 아들의 사진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으며, 아이 어머니의 신원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토로 왕국의 전통에 따르면 국왕의 아들이 왕위를 계승하려면 반드시 국왕과 공식적으로 결혼한 왕비에게서 태어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간다는 명목상 입헌 공화제 국가로 행정권은 선출된 국가원수에게 있지만, 여전히 여러 고대 전(前)식민지 시대 왕국들이 존재하며 이들 왕실은 전통과 정체성의 상징으로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토로 왕국의 왕위는 단순한 명예직이 아니라 상당한 왕실 재산, 광대한 토지 소유권, 중앙정부로부터의 지속적인 현금 지급과 기타 특혜를 포함한다. 이러한 이유로 왕위 계승 문제는 왕실 내부의 권력 다툼을 넘어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을 둘러싼 분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왕위 계승 위원회가 선정한 에드워드 루키디 키자낭고마는 동료들로부터 겸손하고 예의 바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UBC의 비즈니스 편집자 데니스 시고아는 민간 방송 NTV 우간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매우 겸손하고 소박했으며, 왕족 신분이지만 왕족이라는 거만한 태도를 드러내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한편 토로 왕국의 수도인 포트 포탈에는 전통 흰색 튜닉과 나무껍질 천을 입은 수천 명의 조문객들이 모여 고인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다.
무굼 대변인은 차기 국왕이 즉위해야만 왕위 계승자에게만 허용되는 특정 의식을 거행할 수 있기 때문에 토요일의 장례식 전에 왕위 계승 문제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간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협상 내용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으나, 로이터 통신의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가 왕대비 케미기사에게 왕위 계승 위원회의 결정을 수용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왕실 가족과 왕족 일원들 간의 협상이 진행 중이며, 토요일의 장례식 거행 여부가 이 협상의 결과에 달려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