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AI로 26년 난제 풀었다…'연구 정보 활용' 논란 불거져
오픈AI가 AI를 이용해 26년간 미해결이던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풀었다고 주장했으나, 경쟁 연구팀이 연구 정보 활용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오픈AI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수학계의 최고 난제로 불리는 '밀레니엄 문제' 중 하나를 해결했다고 주장하면서 AI 기술의 놀라운 진전을 보여줬다. 그러나 동시에 연구 윤리 문제가 제기되면서 성과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오픈AI는 8일(현지시간) 자체 차세대 AI 모델이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의 존재성과 매끄러움 문제'를 해결했다며 165쪽 분량의 증명을 공개했다. 이는 2000년 7개의 밀레니엄 문제가 선정된 이후 26년 만에 두 번째 해법이자, AI가 인간 수학자들이 수십 년간 풀지 못한 최고 수준의 난제를 해결한 첫 사례다.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은 물과 공기 같은 유체의 운동을 설명하는 기초 방정식으로 항공기 설계, 기상 예측, 혈류 분석 등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그러나 3차원 공간에서 처음에 매끄럽게 움직이던 유체가 계속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지는 200년 이상 수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던 문제다. 오픈AI는 처음에 매끄럽고 정지해 있던 유체에서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속도가 무한대로 치솟는 '특이점'이 발생할 수 있는 사례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증명에서는 가느다란 소용돌이가 점점 작아지는 동시에 빠르게 회전하면서 속도가 무한히 커지는 현상, 즉 '유한시간 폭발'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오픈AI는 막대한 AI 연산 능력을 동원했다. 최대 1만개의 AI 에이전트가 약 88시간 동안 협업했으며, 나비에-스토크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270만개의 메시지를 주고받고 1300억개의 출력 토큰을 사용했다. 이는 책 약 100만권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전체 프로젝트에 사용된 연산량을 현행 GPT-6 아스트라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2250만달러에 해당한다. 오픈AI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수백만달러 상당의 컴퓨팅 자원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주목되는 것은 이번 연구에 사용된 AI 모델의 성능이다. 오픈AI는 지난주 공개한 GPT-6 아스트라보다 '더 뛰어난' 미공개 차세대 모델을 투입했으며, 지난달 말부터 이 모델을 훈련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성과를 둘러싸고 연구 윤리 논란이 불거졌다. 뉴욕대의 수학자 트리스탄 벅마스터 교수와 앤트로픽 소속 수학자 레벤트 알푀게는 오픈AI의 코덱스와 앤트로픽의 클로드 등을 활용해 나비에-스토크스와 관련된 별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벅마스터 교수는 자신들의 연구 진척 상황이 공개 전에 오픈AI 측에 전달됐으며, 오픈AI가 이후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투입해 같은 방향의 연구를 빠르게 진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벅마스터 교수는 자신들이 택한 접근법을 연구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오픈AI가 비슷한 시기에 같은 방향으로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또한 연구 과정에서 코덱스를 광범위하게 사용했기 때문에 자신의 작업에서 나온 정보가 오픈AI 모델 개선에 간접적으로 활용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오픈AI는 이러한 의혹을 부인했다. 오픈AI는 "연구진과 AI 에이전트 모두 벅마스터 교수 측의 연구가 공개되기 전에는 해당 내용을 보지 못했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이용자의 데이터를 열람한 사실도 없다"고 명확히 밝혔다. 다만 "이용자들의 비식별화된 사용 데이터가 모델 개선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까지는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야쿠프 파초키 오픈AI 수석과학자는 "한 달 전만 해도 우리가 밀레니엄 문제를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AI가 얼마나 멀리 왔고 얼마나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클레이수학연구소가 2000년 선정한 7개 밀레니엄 문제 중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해결된 것은 러시아 수학자 그리고리 페렐만이 증명한 '푸앵카레 추측'뿐이다. 페렐만은 2010년 상금을 거절했으며, 오픈AI 역시 이번 결과로 밀레니엄 상금을 신청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