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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 기한 놓친 변호사, 전직 경찰관에 2000만원 배상

부산지법이 항소 기한을 놓친 변호사의 과실로 인해 전직 경찰관이 입은 손해에 대해 2000만원의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변호사의 선관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했으나, 퇴직연금 감소분까지의 배상은 인정하지 않았다.

형사재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직 경찰관이 변호사의 과실로 항소 기한을 놓쳐 형이 확정되고 결국 퇴직하게 된 사건이 법원에서 배상 판결을 받았다. 부산지법 민사6부는 전직 경찰관 A씨가 담당 변호사 B씨와 법무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이 공동으로 원고에게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사건은 법률 전문가의 부실 대리가 의뢰인의 인생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된다.

사건의 발단은 2023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경찰관으로 재직 중이던 당시 부산 강서구의 한 도로에 정차된 승용차 운전석에서 술에 취해 잠을 자다가 다른 경찰관들에게 발견되었다. 음주 측정을 거부한 A씨는 관련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었고, 같은 해 11월 법무법인의 변호사 B씨에게 사건을 의뢰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경찰의 임의동행과 음주 측정 절차가 적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024년 7월 17일 부산지법 서부지원은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판결 직후 변호사 B씨에게 항소장 제출을 요청했으나, B씨는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민사소송법상 항소 기한은 판결 선고일로부터 14일이므로, 이 기한을 넘기면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다. 결국 일주일 뒤인 7월 24일 1심 판결이 확정되었고, 경찰공무원법에 따라 A씨는 당연퇴직 조치를 받게 되었다.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퇴직수당과 퇴직급여도 감액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A씨는 변호사가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은 것은 물론, 1심에서 무죄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감형 변론도 하지 않았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퇴직수당 감소액 4000여만원, 퇴직연금 감소분 4억5000여만원, 위자료 5000만원 등 모두 5억4326만원의 배상을 청구했다. 이는 변호사의 부실 대리로 인해 발생한 모든 손해를 보전받으려는 의도였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통상의 변호사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요구되는 수준의 선관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라며 "이 때문에 A씨가 항소심 법원에서 1심 판결에 대해 다시 판단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법원은 퇴직수당과 퇴직연금 감소분까지 변호사가 배상해야 한다는 A씨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변호사가 제때 항소했더라면 2심에서 금고 미만이 선고돼 퇴직연금 감액 사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 입증되어야 하지만, A씨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결과적으로 항소 기한을 놓친 변호사의 과실만 인정되어 2000만원의 배상 판결이 내려진 것이다.

이 판결은 법률 전문가의 기본적인 직무 소홀이 의뢰인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항소 기한은 법정 기한으로 이를 놓치면 회복 불가능한 손해가 발생한다. 특히 공무원의 경우 형사 판결이 확정되면 자동으로 퇴직되는 규정이 있어 더욱 신중한 대리 활동이 요구된다. 변호사는 의뢰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법정 기한을 철저히 관리하고, 의뢰인과의 소통을 원활히 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판결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