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임시주총서 감사위원 표 대결 승리…이사회 12대7 우위 확보
고려아연이 임시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 선임 표 대결에 승리하며 이사회 12석을 확보했다. 개정 상법 3%룰 아래 일반주주와 기관투자자의 표심을 모아 최윤범 회장 측이 경영권 방어의 고비를 넘겼으나, 영풍·MBK 측의 7석 확보로 경영권 분쟁은 이사회 차원에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이 9일 서울 용산 몬드리안호텔에서 개최한 임시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분쟁의 중요한 고비를 넘겼다. 최윤범 회장 측이 추천한 백인규 감사위원 후보가 출석 의결권 기준 81.8%의 찬성률로 선임되면서 현 경영진이 이사회 주도권을 유지하게 된 것이다. 이번 임시주총은 올해 7월 시행된 개정 상법의 '3%룰'이 대형 상장사 감사위원 선출에 처음 적용되는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 이내로 제한하는 새로운 규칙 아래에서 벌어진 첫 표 대결이었다.
이번 감사위원 선임 안건은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의 최대 승부처였다. 영풍과 MBK파트너스(MBK)는 최윤범 회장 측과 연관된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논란을 집중 제기하며, 독립적인 감사위원을 통한 검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해당 투자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었으며 운용사의 독립적 판단이라고 반박하며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섰다. 최대주주 측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상황에서 일반주주와 기관투자자의 표심이 승패를 가르는 구조였고, 국민연금의 중립 입장과 한화그룹, LG화학 등 주요 기관투자자의 판단이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영풍·MBK 측이 추천한 박유경 후보는 27.9%의 찬성률에 그쳐 과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부결되었다.
이번 임시주총 결과 고려아연의 이사회는 총 19명 체제로 재편되었으며, 최윤범 회장 측은 기존 우호 이사진에 백인규 감사위원과 독립이사 4명을 더해 12석을 확보했다. 이는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는 수준으로, 최 회장 측이 향후 신규 투자와 사업 재편 등 주요 경영 현안에서 주도권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한편 영풍·MBK 측은 집중투표제를 통해 심혜섭, 이준봉 등 추천 이사를 확보하며 이사회 내 7석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는 감사위원 선임에는 실패했지만 이사회 내에서 경영진을 견제하고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할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영풍·MBK파트너스는 임시주총 직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백인규 감사위원 선임을 '최윤범 회장 측에 대한 면죄부'가 아니라 '독립적인 감사와 책임 규명의 시작'이라고 명시했다. 이들은 원아시아펀드 투자와 주요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검증을 거듭 제기하며, 이사회 안에서 투명성과 책임 경영을 요구하겠다는 방침을 드러냈다. 이는 경영권 분쟁이 임시주총으로 종료되지 않고 이사회 차원에서 계속될 것임을 시사한다. 영풍·MBK 측의 7석 확보는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에서 견제와 감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임시주총이 최윤범 회장 측의 일단의 승리이지만 경영권 분쟁의 완전한 종료는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다. 개정 상법의 3%룰이 대형 상장사의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실제로 어떻게 나타날지, 그리고 이사회 내 12대7의 구도에서 영풍·MBK 측의 견제가 경영 의사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가 향후 주목할 지점이다. 고려아연은 안정적인 경영 체제를 바탕으로 기업가치 제고와 미래 성장 전략을 앞세워 주주 설득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며, 영풍·MBK 측은 이사회 내 기반을 토대로 장기적인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진 책임 문제를 계속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은 한국 기업지배구조의 새로운 규칙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