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노조, 11년 만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파업 임박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11년 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조종사 서열 결정을 놓고 노조는 노사합의를 요구하는 반면, 항공사는 경영진의 인사권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약 10년 만에 파업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KAPU)은 2024년 단체협약과 2025년 임금협약 교섭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지난 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노조가 조정을 신청한 것은 2015년 12월 이후 11년 만이다. 조종사노조는 2015년 임금협상에서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한 후 2016년 12월 7일간 파업을 벌인 바 있다.
이번 교섭의 최대 쟁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따른 조종사 서열 문제다. 노조는 단체협약 제24조가 회사가 노사 합의로 정한 운항승무원 서열순위 제도를 준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도 사측이 일방적으로 서열안을 마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기장 임명일이 기본급 체계는 물론 선임기장·수석기장 수당의 기산점이 되며, 그 격차는 정년까지 누적된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서열의 근거를 당사자들이 납득하지 못한 채 확정되면 그 불신이 결국 조종실 안으로 옮겨간다고 강조하며 노사합의를 통한 서열 결정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대한항공은 외부 컨설팅을 통해 대한항공 조종사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승진 서열안을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항공사는 조종사노조가 자신들이 무조건 아시아나항공 출신 조종사보다 먼저 승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의 기존 경력과 자격을 모두 인정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대한항공은 또한 합리적 승진 기준 하에 누구를 승진시킬 것인가는 사용자가 가지는 고유한 인사권이라며 이번 노동쟁의 조정 신청 사항은 조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항공사는 통합 과정에서 대한항공 조종사의 기존 기장승격 요건 및 내부 상대서열은 그대로 유지되며, 현재 양사의 군 경력·민간 경력 조종사 간 내부 서열도 그대로 유지되어 불필요한 혼란을 방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정 신청에는 서열 문제 외에도 임금 인상, 비행 후 휴식, 비행 수당 산정 기준 등 여러 안건이 포함되었다. 노조는 임금 3.3%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10시간 이상 비행 후 현지에서 30시간 휴식을 전 노선에 적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출두 시각부터 비행 수당을 산정해달라고 요구 중이다. 조정 기간은 신청일로부터 15일이며, 노사 합의로 15일을 연장할 수 있다. 올해 4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쳤기 때문에 이 기간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합법적인 쟁의권을 갖게 된다.
노조는 오는 14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대한항공 회장 자택 인근 등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쟁의행위에 들어가더라도 필수공익사업 특성상 노사가 정한 필수 유지업무 수준의 운항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와 사측이 조정 기간 동안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