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올해 17조원 안전투자…신규 항공기 60대 도입
국내 항공업계가 올해 항공안전에 17조 4462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신규 항공기 60대 도입에 7조 663억원을 쓰는 한편, 정비와 인력 확보에도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기단 현대화와 운항 안전성 강화를 동시에 추진한다.

국내 항공업계가 올해 항공안전 분야에 무려 17조 4462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투자 규모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항공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운항 기반을 강화하려는 업계의 의지를 보여준다. 항공사 17개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등 19개 사업자가 함께 추진하는 이번 투자는 단순한 기단 확대를 넘어 안전성과 운항 효율을 동시에 높이려는 전략적 접근으로 평가된다.
올해 투자의 핵심은 신규 항공기 도입이다. 60대의 신규 항공기 도입에만 7조 663억원이 투입될 예정으로, 이는 지난해 43대 도입에 3조 8798억원을 투자한 것과 비교하면 약 82% 증가한 규모다. 항공사들이 이렇게 대규모로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는 것은 항공 수요 회복에 따른 기단 확대 필요성과 함께 노후 항공기 교체라는 이중 목표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적항공사의 평균 항공기 기령은 2024년 12.4년에서 지난해 12.1년으로 낮아졌으며, 올해 신규 도입이 계속되면 이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단 현대화는 단순히 운항 효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 항공기 결함으로 인한 사고 위험을 줄이고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로도 이어진다.
흥미로운 점은 대형항공사뿐 아니라 저비용항공사도 신규 항공기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각각 7조 2241억원과 1조 8754억원을 투자해 전체 투자액의 68.4%를 차지했지만, 트리니티항공,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 저비용항공사들도 9906억원, 9776억원, 559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이는 국내 항공 시장의 경쟁 심화와 함께 모든 항공사가 기단 현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올해 60대의 신규 항공기 도입은 항공기 제조사뿐 아니라 정비, 부품, 인력 시장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항공기 도입만큼 중요한 것이 정비와 인력 투자다. 지난해 항공업계는 항공기 정비·수리·개조에만 3조 3848억원을 투자했으며, 이 중 92.7%는 예방정비에 사용되었다. 또한 엔진과 부품 구매 및 임차에 1조 8761억원을 투입하는 등 기계 장비 관리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항공 운항 특성상 작은 결함도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비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신규 항공기가 늘어날수록 정비 부담도 증가하므로, 항공사들은 정비 인프라와 기술력 확보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이는 정비사, 운항관리사 등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 증가로도 이어진다.
인력 확보 투자도 상당한 규모다. 지난해 항공업계가 조종사, 승무원, 정비사, 운항관리사 등 안전 관련 종사자 고용에 투입한 비용은 3조 3817억원에 달했다. 항공기 도입이 증가하면 필연적으로 운항 인력과 정비 인력의 수요가 함께 커지는 구조인데, 항공사들은 이에 대비해 이미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조종사와 정비사 같은 고급 인력은 양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미리 투자하지 않으면 운항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투자는 항공 산업 종사자들의 고용 안정성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도 낳는다.
올해 항공업계의 대규모 투자는 국내 항공 산업의 기단 재편이 본격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43대에서 올해 60대로 신규 항공기 도입이 늘었지만, 내년에는 28대로 줄어들 예정이므로 올해가 기단 확대의 정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기재가 늘어나면 정비와 인력 등 후속 투자도 함께 확대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며 "항공업은 작은 실수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산업인 만큼 안전 투자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결코 게을리해서는 안 되는 투자"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선제적 투자가 지속되면 국내 항공 산업의 안전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