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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해협 파병 논란에 민주당 당내 갈등 심화…언행 단속 나서

호르무즈해협 파병 문제로 민주당 내 의견이 엇갈리자 당 지도부가 의원들의 발언 통제에 나섰다. 박지원 의원이 파병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는 반면 이기헌 의원은 반대 입장을 밝혔으며, 범여권 진보정당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 파병 문제를 둘러싸고 여당 내부의 의견 충돌이 심화되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당 의원들의 발언 통제에 나섰다. 정부의 공식 입장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개별 의원들의 찬반 입장이 먼저 드러나면서 당내 갈등으로 확산될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미 당 내에서 상충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범여권 진보정당들의 강한 반대까지 겹치면서 김민석 대표가 추진 중인 범여권 연대 구조에도 금이 가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김원이 전략기획위원장은 7일 당 의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미국의 공식적인 요구도, 정부의 공식 입장도 없는 상황에서 가정을 전제로 한 질문은 적절하지 않다"며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도 뒤이어 김 대표의 입장을 전하며 "명확하게 제기되지 않은 상황에 대해 미리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파병 문제가 국회에 상정되기 전에 당 내부의 의견 차이가 외부로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는 이미 상반된 입장이 공개적으로 나타났다. 5선 박지원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비전투 병과라고 하면 어느 정도 파병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불가피함을 인정하고 있다"며 미국과의 관계와 국익 문제를 강조했다. 그는 파병안의 국회 통과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진보 진영의 반대 입장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기헌 의원은 "비전투병 전력이라 할지라도 본질은 명백한 전쟁 참여"라며 국회에 파병 동의안이 제출되면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당 내에서도 파병의 필요성과 위험성을 두고 의원들 간 의견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역사적 선례는 민주당의 우려를 뒷받침한다.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3년 이라크 파병 동의안 표결에서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은 찬성 49명, 반대 43명으로 갈려 결국 통과시킨 경험이 있다. 국군의 해외 파견에는 국회 동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실제 호르무즈해협 파병 동의안이 제출되면 민주당도 공식적인 당론을 정해야 한다. 이는 현재의 당내 갈등이 결국 국회 표결이라는 현실적 선택의 순간으로 수렴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범여권 진보정당들의 반대는 더욱 강경하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대표는 "호르무즈해협 파병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개적 파병 요구를 "도를 한참 넘어선 망언과 무례"라고 비판했다. 신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파병을 요구하면서 "한국을 기억하겠다"는 발언을 한 점도 문제 삼으며 "이란에 대해 대한민국이 전쟁 당사국이 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혁신당은 지난 3월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과 함께 파병 반대 결의안을 공동 제출했으며, 진보당 의원단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파병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렇게 범여권 진보정당들이 일제히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상황은 여당 내 연대 강화를 추진 중인 민주당 지도부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