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표 '미국 의존 시대 끝' 자주 역량 강조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미국 의존적 외교에서 벗어나 한국의 자주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정 간 창조적 수평관계를 강조하면서 검찰 다음 개혁 대상으로 경찰을, 부동산 정책의 새 방향으로 '주거 뉴딜'을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국제질서의 변화에 맞춰 한미 관계를 재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미국만 일방적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났다"며 미국의 패권이 약화되고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진 현실을 지적했다. 이는 검찰개혁을 완료한 이재명 정부가 이제 경찰 개혁으로 권력기관 개혁을 확대하고, 부동산 정책을 혁신하며, 당정 간 창조적 수평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여당의 입장을 담은 것이다.
김 대표가 제시한 국제관계 재편의 핵심은 한국의 자주 역량 강화다. 그는 반도체, 조선, 인공지능 등을 한국의 전략 자산으로 꼽으며 "미국의 압도적 패권은 줄었고, 한국의 자주 역량은 늘었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중국의 추월을 경계하면서 동맹국에 더 큰 부담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한국도 과거의 대미 의존적 외교 노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의 필요로 하는 군함 건조 능력과 AI 개발 역량에서 한국의 가치가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앞으로 수십 년간 계속될 미중 경쟁 속에서 어느 한쪽에 일방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인 국가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본과의 관계에서는 "역사든 국익이든 지킬 건 지키되 협력할 건 협력하자"는 실용적 접근을 제시해 한일 경제협력, AI 데이터센터, 문화·관광 연계 등 새로운 협력 분야를 제안했다.
당정 관계에서 김 대표는 대통령의 당적 보유와 당정 일치를 "책임 정치와 정치 안정의 안전판"이라 규정하면서도 민심을 직언하는 책임 있는 집권당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 출범 15개월을 맞아 성과만 강조할 때가 아니라며 "지금은 성과보다 문제와 과제를 철저히 점검해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당 자체 혁신도 예고했는데, 숙의와 AI 정당, 품격 토론을 통한 당원주권 강화, 공천·재공천 시스템 정비, 이중당적 문제 해결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한 진보·개혁 정당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국회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현행 20석을 완화하는 논의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혀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 군소정당의 요구에 호응했다.
권력기관 개혁의 다음 대상으로는 경찰을 지목했다. 검찰 수사권 축소 이후 경찰로 수사 권한이 집중되는 데 따른 견제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김 대표는 "제 식구 감싸기, 사건 암장, 무단 종결, 증거 은닉과 조작, 수사정보 유출, 개인정보 침해를 뿌리 뽑겠다"며 외부 감사 확대, 수사 제척 사유 강화, 피해자 설명 책임 강화, 부실수사에 대한 법적 책임 강화 등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경찰을 "최대의 권력으로 등장한 기관"이라고 표현하면서도 강력범죄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수사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을 병행하겠다고 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정부와 기업의 관계를 "민주적 상호 견제와 창조적 전면 협력이 배합된" 형태로 발전시키겠다며 시장 규율 강화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정책에서는 단순한 공급 확대를 넘어 주거정책의 틀을 바꾸는 '주거 뉴딜'을 제시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이해관계자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주거정책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기금과 개발·매각 수입에 의존해온 주택 예산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 공급 확대를 위해 역세권·준공업지역 고밀·복합개발뿐 아니라 서울시가 제안한 물재생센터 복합개발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회와 대법원 주변 고도제한에 대해서는 "권위주의 시대의 산물"이라며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으며, 3기 신도시는 2030년까지 "전례 없는 속도"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주거정책을 놓고 야당과 서울시에도 협력을 제안해 여야 협의체 구성이나 민생경제협의체에서 주택 문제를 우선적으로 다루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