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기각 판결 3년간 33% 급증, 법 개정 후 더 늘 전망
지난해 1심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받은 인원이 3536명으로 3년 전 대비 33% 증가했으며, 10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후 이 추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검사의 수사 범위 제한으로 인한 공소권 남용 판단이 늘어나면서 공소기각 판결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1심 법원에서 공소 기각 판결을 받은 인원이 3536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2021년 2884명 대비 약 33% 증가한 수치로, 최근 3년 사이 공소기각 판결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6일 대법원 법원행정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소기각 판결은 2022년 2656명으로 일시 감소했다가 2023년 3209명, 2024년 3478명, 2025년 3536명으로 다시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6월까지만 해도 이미 1588명이 공소기각 판결을 받아, 연간 기준으로는 더욱 가파른 증가를 시사하고 있다.
공소기각 판결이 급증하는 배경에는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분석이다. 당시 검찰청법 개정을 통해 검사의 직접수사 개시 범위가 제한되면서, 검사의 수사 범위를 벗어났다는 이유로 공소기각 판결이 나오는 경우가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공소기각 판결은 공소 제기 절차가 법률을 위반한 경우 사건의 실체를 판단하지 않고 소송을 종결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재판권이 없음에도 공소를 제기했거나 이중 기소, 공소권 남용,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사유들로 인해 사건이 본안 판단에 들어가지 못하고 소송이 조기에 종결되는 상황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고위 공직자 사건에서도 공소기각 판결이 나타나고 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직권남용 등 혐의 1심 사건에서 대북 지원 혐의가 검찰의 공소권 남용에 해당한다며 공소기각 판결이 내려진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단순히 일반 사건뿐 아니라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서도 공소기각 판결이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수사권 조정으로 인한 영향이 광범위하게 미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공소 취소나 피고인 사망 등으로 인한 '공소 기각 결정' 인원은 2021년 1913명에서 지난해 1857명으로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공소기각 판결 증가와는 대조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욱 주목할 점은 10월 2일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 공소기각 판결이 현재보다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개정 형사소송법에서는 검사가 보완수사를 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공소기각 판결 사유를 중대한 위법수사, 소추재량권 현저한 일탈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러한 법적 변화는 검찰의 수사 활동에 더욱 엄격한 제약을 가하게 되며, 그 결과 공소기각 판결의 사유가 다양해지고 판결 건수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사법부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야기된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공소기각 판결의 증가는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공소기각 판결의 급증은 한국 형사사법 체계에 여러 함의를 던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검찰의 자의적 수사를 견제하고 법치주의를 강화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사건 해결의 지연과 피해자들의 불만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검사의 수사 범위 제한으로 인해 초기 단계에서 수사가 충분하지 않은 채 공소가 제기되는 경우가 늘어나면, 결국 법정에서 공소기각 판결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검경 수사권 조정의 후유증을 최소화하면서도 사법부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