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축제 소음으로 람사르습지 조류 1만마리 생태계 위협
서울 여의도 세계불꽃축제가 국제 보호습지인 밤섬의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축제 시 발생하는 100~130데시벨의 소음과 유해 물질로 1만여 마리의 조류가 피해를 입고 있으며, 서울시가 주최 측에 복원 비용을 부과하고 친환경 대체 공연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되는 세계불꽃축제가 국제적으로 보호받는 람사르습지인 밤섬의 생태계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소속 노연수 의원(더불어민주당·노원4)은 최근 미래한강본부 업무 보고에서 불꽃축제로 인한 생태 피해를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특히 축제 시 발사되는 10만여발의 폭죽이 만드는 극심한 소음과 유해 물질이 조류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밤섬은 멸종위기 야생생물과 천연기념물을 포함해 매년 약 40여 종, 1만여 마리의 조류가 서식하는 도시 속 생태계의 보고다. 노 의원의 질의에 따르면 불꽃축제 당시 발생하는 100~130데시벨의 극심한 소음은 조류에게 극심한 공포 반응을 유발하며, 이로 인해 새들이 충돌 사고를 당하거나 서식지를 영구적으로 떠나게 된다. 흰꼬리수리, 새매 등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수천 마리의 새들이 매년 축제로 인한 직접적인 위협에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 오염 문제도 심각하다. 폭죽 연소 과정에서 질산염과 중금속 등 유해 물질이 한강 수면과 밤섬 토양으로 직접 유입된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축제 1회당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30년생 소나무 2300~6800그루가 1년간 흡수해야 하는 수준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일시적인 환경 문제를 넘어 장기적인 생태계 복원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 노 의원은 이러한 환경 손상에 대해 행사 주최 측이 책임 있게 복원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적으로도 불꽃놀이의 조류 피해는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해 1월 로마에서는 새해맞이 불꽃놀이 이후 기차역 인근에서 수백 마리의 새 사체가 발견됐으며, 국제 동물보호단체는 불꽃놀이를 원인으로 추정했다. 독일 바이에른주 환경청 소속 헤르만 스틱로스 박사가 2015년 발표한 논문에서는 새들이 불꽃놀이에 심리적, 육체적 위협을 받으며, 공황 상태에서 방향 감각을 잃고 장애물에 부딪쳐 상처를 입을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피해를 인식하여 해안에서 번식기의 물떼새를 보호하기 위해 4월 1일부터 모든 새가 알을 낳을 때까지 불꽃놀이를 금지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노 의원은 서울시가 책임 있는 친환경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그는 불꽃축제로 인한 밤섬 생태계 유지·복원 비용을 정확히 산출하고, 이를 한강공원 장소 사용료 형태로 주최 측에 부과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드론쇼 등 환경친화적인 대체 공연으로 전환할 것을 주문했다. 한화그룹이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하는 이 축제는 2000년부터 매년 9~10월에 개최되어 왔으며, 코로나19 이후 다시 개최된 축제에는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서울시 미래한강본부는 불꽃축제의 환경적 영향과 밤섬 생태계 보호 사이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공연 위치와 규모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으나, 구체적인 대책 마련은 아직 미흡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