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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센 버너의 멸균 효과 과장됐다…과학적 검증 결과 오염 악화 가능성

번센 버너가 실험실 공간을 살균한다는 오랜 통념이 과학적 근거 없이 전해져 온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번센 버너는 박테리아 제거에 효과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오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번센 버너의 멸균 효과 과장됐다…과학적 검증 결과 오염 악화 가능성
AI를 활용해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수십 년간 생물학 및 화학 실험실의 필수 장비로 여겨져온 번센 버너(Bunsen burner)의 효능이 근본적으로 의문받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번센 버너가 실험실 작업 공간의 박테리아를 제거한다는 통념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했으며, 오히려 오염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연구 결과는 현대 미생물학 실험실에서 저기술 장비의 위치를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번센 버너는 화염이 만드는 대류 현상을 통해 미생물이 포함된 입자를 실험대에서 멀리 날려보낸다고 알려져 왔다. 이러한 원리에 기반해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이 장비를 실험실 공간과 표면을 소독하는 데 사용해왔다. 그러나 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올로지 스펙트럼'에 8월 발표된 새로운 연구는 번센 버너가 박테리아가 가득한 입자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오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로드 아일랜드 프로비던스 칼리지의 미생물학자이자 해당 논문의 공동 저자인 해나 개빈은 "연구 발표 전에도 생물학자들 사이에서 번센 버너에 대한 의견이 갈렸다"고 설명했다. 일부 연구자들은 번센 버너의 살균 능력을 맹신했지만, 다른 과학자들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번센 버너의 효능에 대한 체계적인 과학적 검증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빈 연구원은 "과학 문헌에서 번센 버너가 주변을 소독한다는 실험적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정보의 공백은 "번센 버너를 둘러싼 가설, 이론, 전설, 신화의 확산을 가능하게 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거의 2세기 동안 과학자들이 번센 버너를 사용해온 것은 과학적 증명보다는 관례와 전통에 기반한 것이었다는 의미다. 이는 실험실 관행에서 과학적 검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번센 버너의 실제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고르도니아 루브리페르틴크타(Gordonia rubripertincta)라는 밝은 주황색 박테리아를 배양했다. 이 박테리아는 페트리 접시에서 쉽게 식별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실험실을 오염시키지 않는 특성이 있어 실험에 적합했다. 연구원들은 실험을 통해 청소기가 일으키는 박테리아 함유 먼지부터 과학자들의 재채기와 탈락한 피부 세포에 이르기까지 실험실의 다양한 오염원을 재현하려고 했다. 이는 현실의 실험실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오염 경로를 과학적으로 모의하려는 시도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현대 실험실 관행에 대한 광범위한 재검토를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 매사추세츠 의과대학 우스터 캠퍼스의 시스템 생물학자 아미르 미첼은 이번 발견이 생물학 실험실에서 번센 버너 사용에 "관을 덮는 못"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과학 커뮤니티는 오랫동안 검증되지 않은 전통적 관행을 계속 따를 것인지, 아니면 과학적 증거에 기반해 새로운 살균 방법으로 전환할 것인지 논의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실험실 안전과 연구의 신뢰성이 중요한 만큼, 이러한 기본적인 장비의 효능에 대한 재평가는 학계 전체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