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홍수 9일 만에 첫 생환자…한국인 9명 구조 '초읽기'
네팔 대홍수 발생 9일 만에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네팔인 2명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한국 구조대는 같은 지역 근처에서 실종된 한국인 9명을 찾기 위해 헬기와 드론을 동원해 집중 수색 중이며, 이번 생환 사례는 추가 생존자 구출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네팔과 중국 국경지대를 강타한 대홍수 발생 9일 만에 처음으로 생존자가 극적으로 구조되면서 고립된 수력발전소 터널에서의 대규모 인명 구출에 대한 희망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발생한 홍수로 인해 트리슐리강을 따라 건설된 수력발전소 터널들에 최소 900명이 갇힌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4일 오후 어퍼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네팔인 2명이 구조된 것이다. 이 소식은 같은 지역 근처에서 실종된 한국인 9명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면서 국내 구조대의 수색 작업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구조된 2명은 산제이 사 기계 반장과 카비르 마하르잔 기계 감독관으로, 네팔 에너지부 장관 비라지 박타 슈레스타가 직접 발표했다. 공개된 영상과 사진에 따르면 마하르잔 감독관은 들것에 실려 옮겨지는 모습이 포착됐으며, 사 반장은 구조대원의 등에 업혀 텐트로 이동하는 장면이 담겼다. 마하르잔 감독관은 손발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이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고, 사 반장의 부상은 상대적으로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두 생존자는 즉시 헬기로 카트만두의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 생환은 9일간의 극한 상황 속에서도 인명 구조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터널 내에 갇힌 다른 생존자들의 구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네팔 구조대의 대규모 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트리슐리 3A 발전소 등 2곳에는 약 90명이 고립된 것으로 보고 집중적인 구조 활동이 진행 중이다. 구조 작업을 가속화하기 위해 굴착기 5대, 압축기, 파쇄기 등 중장비가 투입됐으며, 발전소 주변의 진흙과 슬러지 제거 작업도 병행되고 있다. 터널 입구를 넓히기 위한 발파 작업도 시행되면서 구조대원들이 생존 가능 지역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네팔 국회의원 슈리 람 네우파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터널 안에 몇 명이 있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해 구조 작업의 불확실성을 드러냈다.
한국 해외긴급구호대(KDRT)도 실종된 한국인 9명의 생존 가능 지역을 중심으로 지상과 공중에서 집중 수색을 벌이고 있다. 한국인들이 실종된 어퍼 트리슐리-1 수력발전소는 이번에 네팔인 2명이 구조된 어퍼 트리슐리 3A 발전소로부터 약 6km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KDRT는 네팔군과 합동 수색 지역과 방식 등을 협의했으며, 네팔군이 지원하는 헬기 2대에 열화상 드론을 실어 탐색을 진행하고 있다. 소방청 관계자들도 한국인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둔체 지역에서 육상 수색을 펼치고 있다. 한편 어퍼 트리슐리-1 수력발전소 캠프 인근에서 발견된 시신 1구는 신원 확인 결과 한국인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으며, 터널 내부에서 발견된 또 다른 시신 1구는 현재 신원 확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번 대홍수로 인한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다. 네팔 내에서만 최소 1259명이 사망했고 5083명 이상이 실종 상태인 것으로 집계됐으며, 중국 티베트 지역에서도 21명이 사망하고 541명이 실종됐다. 네팔 국가재난위험감축관리청 청장 다르마 라지 우프레티는 대홍수로 최소 3875억 네팔루피화(약 3조 4681억 원) 상당의 부동산, 주택, 기반 시설이 유실됐다고 밝혔다. 초기 복구 4개월 동안 도로와 임시 대피소 건설, 식수 공급, 전력 복구에 필요한 비용만 5260만 달러(약 711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네팔 당국은 구조 작업과 임시 대피소 운영을 계속하는 한편 이재민들을 위한 새로운 정착지를 물색하고 있으며, 우프레티 청장은 "홍수로 휩쓸려간 거주지로는 돌아갈 수 없다"며 "더 안전한 장소로 이주시킬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네팔 총리 내각은 7일을 국가 애도일로 지정했으며, 이는 힌두교 장례 전통에서 사망 후 13일째를 공식 애도 기간 종료일로 여기는 관례를 따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