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부작용 완화에 환각버섯 성분 효과...임상시험 추진
미국 연구팀이 환각버섯의 성분인 실로사이빈이 항암화학요법의 부작용인 말초신경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동물실험에서 항암치료 전 실로사이빈 투여로 신경손상을 방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MD앤더슨 암센터는 올해 후반 임상시험을 추진할 예정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환자들의 자가 투여를 경고하고 있다.

미국 과학자들이 항암화학요법의 고통스러운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환각버섯에 포함된 성분인 실로사이빈을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지난 3일 과학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실로사이빈은 말초신경병증이라 불리는 신경 질환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 연구는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과 인간 조직 샘플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진행되었으며,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말초신경병증은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환자의 약 75퍼센트가 경험하는 신경계 질환으로, 일반적으로 무감각함과 따끔거림을 유발한다. 텍사스 대학교 MD앤더슨 암센터의 통증 치료 전문가인 패트릭 도허티 박사는 이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환자들이 지속적이고 타는 듯한 통증을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증상은 보행 곤란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항암치료가 끝난 후에도 평생 지속될 수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 합병증이 단순한 삶의 질 문제를 넘어 암 환자의 생존율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부작용이 너무 심하면 의사들이 항암제의 용량을 줄이거나 치료를 중단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우연히 실로사이빈의 효과를 발견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암 질환이 신경세포를 어떻게 장악하는지를 연구하고 있었는데, 신경가소성이라 불리는 뇌 신경로 재생 개념을 연구하기 위해 사용하던 버섯 성분이 말초신경병증의 발생을 실제로 예방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후 실험들을 통해 실로사이빈이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세포의 에너지 생성소)의 수송을 자극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항암제가 손과 발 끝까지 에너지를 전달하는 미세한 신경통로를 파괴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발견이다. 실로사이빈은 또한 뇌에 작용하여 항암화학요법이 억제하는 전기적 활동을 보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실험 결과는 더욱 고무적이었다. 쥐를 대상으로 항암치료 전에 실로사이빈을 두 번 투여한 결과, 최대 6차례의 항암치료 과정에서 고통스러운 과민증이 나타나지 않았다. 중요한 점은 이 치료가 동물의 면역계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며 항암제의 암 퇴치 효능을 방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신경생물학 교수인 크리스티 타운센드는 이를 매우 유망한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실로사이빈의 신경 보호 특성이 그 환각 효과와 연결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으며, 비환각성 유사 물질도 실험실 테스트에서 동일한 효과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인간을 대상으로 표준 치료법으로 확립되기 위해서는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한 추가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미국 의료진들은 이 과정이 길고 느릴 수 있지만, 향정신성 물질에 대한 의료 연구 붐과 트럼프 행정부가 4월에 발행한 연구 및 규제 검토 가속화 행정명령으로 인해 진행이 수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D앤더슨 암센터는 2026년 후반에 암 환자를 대상으로 실로사이빈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그러나 연구팀은 암 환자들이 자체적으로 환각버섯을 치료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피할 것을 강력히 경고했다.
실로사이빈은 미국의 일부 주에서 합법이지만, 이 약물은 증폭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연구에 참여한 정신과 의사 그레고리 존스는 설명했다. 감시 없이 실로사이빈을 투여받은 암 환자들은 이미 암 진단으로 인해 겪고 있는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훨씬 더 심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존스는 역경 속에 있는 사람에게 향정신성 물질을 투여하면 상황이 훨씬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전문 의료진의 감독 하에서만 이 치료법이 시행되어야 하며, 향후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성이 충분히 검증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