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공기관 109개 감축 추진…'비용 절감 아닌 구조 개혁' 강조
정부가 공공기관 109개(전체의 약 20%)를 감축하기로 결정했으나, 비용 절감보다는 AI 대전환과 복합 위기 대응을 위한 구조 개혁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신규 채용과 지역인재 채용은 유지하되, 통폐합 과정에서 직원 처우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차등 인상률을 적용할 계획이다.

정부가 전체 공공기관의 약 20%에 해당하는 109개 기관을 감축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이번 개혁의 핵심이 비용 절감이 아니라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구조적 개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4일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설명하면서 "기존의 공공기관 개혁들과 다른 차원에서 접근했다"며 "비용 절감은 공공기관 기능개혁의 큰 방향이나 목표라기보다는 같이 따라올 수 있는 내용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는 과거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 기조와는 선명하게 구분되는 지점이다.
과거 박근혜·윤석열 정부 당시 공공기관 개혁을 '파티는 끝났다'는 슬로건으로 추진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개혁의 성격이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에는 공공기관의 비효율성과 방만 경영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인공지능(AI) 대전환과 복합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융합적이고 선제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당시에는) 공공기관의 비효율성, 방만 경영을 개선하겠다는 것이었지만, 이번에는 AI 대전환이나 상존하는 복합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융합적이고 선제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단순한 구조 조정을 넘어 공공기관의 역할 재정의를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개편 대상이 되는 109개 기관의 직원은 정규직 일반직과 무기계약직을 포함해 약 12만 명 규모다. 정부는 통폐합 과정에서 신규 채용이 감소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기존 중복되는 인력들은 재배치하지만, 신규 채용은 줄어들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규모 기관들의 기관장이나 기획조정실 등과 관련한 업무가 중복되는 경우가 있어 통합 과정에서 관련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기관 통합으로 본사가 한 곳으로 정해질 경우 지역인재 채용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역인재는 본부별 채용도 가능하게 돼 있어 문제가 없게끔 조처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통폐합으로 인한 직원 처우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별도의 보수 체계를 운영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높은 기관과 낮은 기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차등 인상률을 적용하는 방법이 가장 적절하다"며 "기관별·직렬별로 보수 수준이 모두 달라 관련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한편, 관련 주무부처와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직원들의 불만과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정부의 노력으로 보인다. 기관별로 보수 수준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인 것 같다.
법적 절차 측면에서 정부는 관련 법 개정이 필요 없는 기관에 대해서는 통폐합을 바로 추진하고, 법 개정이 필요한 기관의 경우 국회와 협의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대상 기관 중 80% 이상은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발전사 등은 관련 법이 없어 형식상 바로 통합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이는 이번 공공기관 개혁이 단순한 행정 조치가 아니라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하는 복잡한 절차를 포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부는 국회의 협조 속에서 단계적으로 개혁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