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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미제사건 20만건 경찰로 몰려…'수사 지연 대란' 우려

10월 2일 검사의 직접 수사권 폐지에 따라 검찰의 미제 사건 20만건이 경찰로 넘어올 예정인 가운데, 이미 과부하 상태인 경찰의 '수사 지연 대란'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검찰과 경찰 간 업무 분담에 대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검찰 미제사건 20만건 경찰로 몰려…'수사 지연 대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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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 검사의 직접 수사권이 전면 폐지되면서 한국 형사사법 체계는 78년 만에 대전환을 맞이한다. 검찰청이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새로운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수사는 경찰과 중수청이, 공소 제기와 유지는 공소청이 전담하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체계가 본격 출범한다. 그러나 이 같은 제도 전환 과정에서 일선 경찰들이 예상치 못한 업무 폭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검찰청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상황의 심각성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대검찰청이 3일 공개한 통계를 보면, 지난 7월 말 기준 검찰 미제 사건은 총 16만 502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경찰과 특별사법경찰 등이 송치한 사건과 검찰이 직접 수사하던 사건 중 아직 처분하지 못한 사건들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올해 1월의 11만 815건과 비교하면 불과 반년 만에 5만 4205건, 즉 48.9%가 급증한 것이다. 매달 1만~2만건씩 불어나는 속도를 고려하면, 법 시행 직전인 9월 말에는 20만건을 넘어설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이는 단순한 숫자 증가가 아니라 경찰의 수사 역량에 직결되는 현실적인 문제를 의미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미제 사건 상당수가 경찰로 떠넘겨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공소청법과 개정 형사소송법 부칙에 따르면, 검찰(공소청)은 법 시행일 이후 최대 90일간, 즉 2026년 12월 31일까지만 기존 사건을 수사할 수 있다. 90일의 유예기간이 종료되면 미제 사건은 자체 종결하거나 모두 경찰이나 중수청으로 넘겨야 한다. 검찰 내부에서는 기존 송치 사건의 직접 보완수사와 보완수사 요구 비율을 고려해, 현재 예상되는 미제 사건 중 40~50% 정도에 대해 보완수사 요구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검찰의 연간 보완수사 요구 건수가 11만여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를 초과하는 물량이 한꺼번에 경찰로 쏟아져 들어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일선 경찰의 수사 역량은 이미 한계에 달한 상태다. 지난해 경찰 수사관 1명이 접수한 사건은 연평균 133.8건으로, 2021년의 100.8건보다 32.7% 증가했다. 이는 개별 수사관의 업무 부담이 얼마나 가중되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한 일선 경찰관은 "우리들끼리는 조만간 사건이 폭탄처럼 쏟아질 것이라는 말도 한다. 수사관 한 사람당 사건이 10건만 더 얹어져도, 이미 들고 있던 100건의 처리가 줄줄이 밀려버린다"고 토로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경찰은 수사부서에 총 1907명을 보강했고, 올 하반기에도 전국 기동대 인력을 줄여 881명을 수사 분야에 투입할 방침이다. 그러나 3만 8천여명 규모인 전국 수사 인력의 누적된 과부하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출범 초 중수청의 정상 가동이 불투명한 상황도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결국 대다수의 사건 처리 부담은 경찰로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고 있는 것이다. 미제 사건 처리를 둘러싼 검찰과 경찰의 신경전도 팽팽하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검사가 직접 손대기 시작한 사건은 검찰 선에서 최대한 매듭지어줘야 새 제도가 안착한다"며 검찰의 책임 있는 대처를 요구했다. 반면 검찰 관계자는 "특검 파견과 휴직, 사직 등으로 일선 검사 인력난이 극심해 직접 수사를 할 가용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반박했다. 대검찰청은 일선 검찰청에 현재 수사 중인 사건을 유형별로 분류해 불가피한 경우 유예기간 안에 처리하거나 다른 수사기관에 이관하라는 처리 기준을 전파했고, 경찰청은 이관 대상이 확정되면 검찰과 실무 협의를 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혼선이 충분히 예견되었던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형소법 개정 당시부터 충분히 예견됐던 혼선인데 대책이 없었다면 큰 문제"라며 "국민에게 수사 지연의 피해가 전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형사사법 체계의 대전환이 국민의 실질적 피해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검찰과 경찰, 중수청 간의 체계적인 업무 분담과 충분한 인력·예산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10월 2일까지 남은 한 달이라는 시간 속에서 이들 기관이 얼마나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의 성공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