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예인선 전복 CCTV 공개…가족들 '순식간 침몰' 의문 제기
부산 앞바다 예인선 전복사고 2일째, 사고 당시 CCTV 영상을 본 실종자 가족들이 갑작스러운 침몰 원인에 의문을 제기하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가족들은 예인줄 문제나 인적 오류 가능성을 지적하며 해경의 구체적인 수사를 요청했다.
부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예인선 전복사고가 이틀째 수색 중인 가운데, 사고 당시 상황을 담은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실종자 가족들이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부산해양경찰청은 3일 동구에 마련된 가족 대기실을 방문해 선박 전복 당시의 영상을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에게 공개했다. 영상을 확인한 일부 가족들은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사고 당시 장면을 지켜봤으며, 그들의 손은 가늘게 떨렸다. 이 자리에서 가족들은 단순한 기계 결함이 아닌 인적 오류나 예인줄 문제 등 구체적인 원인 규명을 해경에 요구했다.
실종자 가족들이 가장 의문을 제기한 부분은 배가 갑자기 전복된 원인이다. 한 실종자의 가족은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상식적으로 순식간에 배가 전복된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상선과 예인선이 연결된 와이어에 문제가 있거나 줄이 스크루에 걸린 것 아니냐"고 해경에 질의했다. 선원 경력이 있는 또 다른 가족은 "배라는 게 갑자기 전복되지 않는다"며 "해경이 사고 원인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이에 해경 관계자는 "말씀하신 내용을 우선으로 확인하겠다"며 "자세한 내용은 수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는 답변에 그쳤다. 가족들은 또한 컨테이너선에 탑승했던 도선사의 진술 확보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물으며 사고 경위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촉구했다.
숨진 이등항해사의 유가족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문제가 생겼으면 배가 구조 요청을 했을 텐데 그런 것도 없이 갑자기 배가 전복된 것을 봤을 때 예인선 자체에 문제가 생긴 사고는 절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항해사의 가족은 영상에서 주목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영상에서 와이어(예인줄)가 갑자기 확 당겨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이것은 누군가의 잘못으로 발생한 사고이며 예인선과 상선과 연결된 와이어가 갑자기 당겨지거나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가족들의 이러한 증언은 단순 기술적 결함이 아닌 인적 오류나 운영 과정에서의 문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부산해경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사고 원인과 관련해 예인 방식을 설명했다. "예인선 2척이 컨테이너선 앞쪽 좌우에서 예인하고 다른 1척이 선미에서 밀어주는 방식으로 예인했다"며 "티엔에스캐처호가 오른쪽으로 변침(방향 전환)하는 과정에서 홋줄(예인줄)에 의해 전복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기술적 결함보다는 방향 전환 과정에서 예인줄의 장력 문제가 원인이었을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가족들은 이러한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더 깊이 있는 원인 규명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고는 지난 2일 오후 1시 29분께 부산 오륙도 동쪽 약 9킬로미터 해상에서 발생했다. 286톤급 예인선 티엔에스캐처호는 전복 후 약 2시간 만인 오후 3시 27분께 완전히 침몰했다. 인도네시아 선원 1명은 현장에 있던 상선에 구조됐고, 한국인 선원 1명은 의식이 없는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나머지 6명은 여전히 실종된 상태로 부산해경이 수색작업을 진행 중이다. 가족 대기실에 모인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 상황을 설명 들으며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으며, 동시에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 규명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해경은 가족들의 요구에 응해 도선사 진술 확보, 예인줄 상태 점검, 선박 운영 과정 검토 등 다각적인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