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G20에 저작권 보호하며 AI 학습 허용 촉구
미국 상무장관이 G20 회의에서 AI 기업들의 저작권 콘텐츠 학습을 '공정이용' 원칙 아래 허용할 것을 촉구했다. 미 법무부도 같은 날 오픈AI를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했으며, G20은 AI 관련 새로운 규제를 피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이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에게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저작권 침해 논쟁을 해결하기 위해 '공정이용' 원칙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규제 프레임워크를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하워드 루트닉 미 상무장관은 지난 9월 2일 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에서 열린 G20 기술 관련 회의에서 AI 기업들이 창작자의 저작권 보호 콘텐츠를 학습 데이터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되, 동시에 예술가와 창작자들을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오픈AI, 구글, 메타, 앤스로픽 등 미국의 주요 기술 기업들이 저자, 출판사, 미디어 기관 등으로부터 저작권 침해 소송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으로, 미국 정부가 기술 산업을 보호하려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AI 업계는 대규모 데이터셋을 활용해 모델을 학습시키는 과정에서 저작권 문제로 법적 분쟁에 직면해 있다. 주요 AI 기업들은 책, 음악, 미술 작품 등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학습 데이터로 활용해 이미지와 텍스트를 생성하는 AI 모델을 개발해왔으며, 이러한 행위가 법적으로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뉴욕타임스를 포함한 여러 신문사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은 이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건이다. 루트닉 상무장관은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공정이용'이라는 법적 원칙을 국제적으로 확대 적용할 것을 제안했으며, 이는 특정 조건 하에서 저작권 보호 콘텐츠의 무단 사용을 허용하는 미국 저작권법의 핵심 개념이다.
미국 법무부는 같은 날 오픈AI를 지지하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법무부는 뉴욕타임스와 여러 신문사가 제기한 소송에 대해 AI 학습이 일반적으로 저작권 콘텐츠의 공정이용에 해당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AI 산업의 발전을 지원하면서도 창작자들의 권리를 어느 정도 인정하려는 정부 정책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조치다. 루트닉 상무장관은 회의에서 '창작자와 발명가들의 천재성을 보호하는 프레임워크를 만들되, 다음 세대 혁신가들이 진입하는 것을 막는 장벽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이상적인 목표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G20 국가들은 AI에 특화된 새로운 규제를 피하고 기존 법률로 다루지 않는 '새로운 쟁점'에만 초점을 맞추기로 합의했다. 미국이 9월 2일 발표한 공동성명에 따르면, 향후 AI 관련 규제는 기존 법규로는 해결할 수 없는 혁신적인 문제들에만 제한되어야 한다는 것이 G20의 입장이다. 이는 과도한 규제가 AI 산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기술 업계의 주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G20 회의에서 '이론적 해악'에 초점을 맞춘 AI 규제를 피하고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는 규칙을 개발할 것을 촉구했다. 황 회장의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기술 업계 지도자들이 G20에 전달한 메시지와 일맥상통하며, AI 산업의 자율성과 혁신 속도를 유지하려는 미국의 정책 기조를 대변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미국 정부의 입장은 창작자들의 권리 보호를 주장하는 측과 기술 산업의 이익을 추구하는 측 사이의 근본적인 갈등을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 완화 요구는 AI 기업들의 이윤 증대와 신모델 출시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지만, 동시에 저작권자들의 경제적 손실과 창작 활동에 대한 보상 체계의 부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이미 광범위한 AI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 중국도 이번 G20 공동성명의 서명국에 포함되었다. 오픈AI의 샘 알트먼, 팔란티르의 알렉스 카프, 앤스로픽의 톰 브라운 등 주요 AI 기업 지도자들도 9월 2일 G20 회의에서 발언했으며, 이들은 대체로 규제 최소화와 산업 자율성을 강조하는 입장을 취했다. 앞으로 G20 국가들이 이러한 미국의 제안을 얼마나 수용할 것인지, 그리고 창작자 보호와 기술 발전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나갈 것인지가 국제 AI 규제의 향후 방향을 결정할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