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인지도 악용해 33억 사기…징역 5년 확정
전 라디오21 편성본부장 양경숙씨가 대동강맥주 사업을 내세워 투자자 7명으로부터 33억원을 사기한 혐의로 징역 5년을 확정받았다. 이는 양씨가 저지른 세 번째 사기 사건으로, 방송인으로서의 인지도를 악용해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질러온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 공천 비리로 복역한 전 라디오21 편성본부장이 대북 사업을 내세워 투자자들을 속인 사기 사건이 최종 확정됐다. 대법원은 양경숙씨에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징역 5년을 확정했다. 양씨는 인터넷방송 노무현 라디오의 후신인 라디오21을 통해 쌓은 인지도를 악용해 피해자 7명으로부터 약 33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양씨가 저지른 세 번째 사기 사건으로, 반복되는 범행 패턴이 사회적 우려를 낳고 있다.
양씨는 2020년 12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북한의 대동강맥주 판매 및 마스크 지원 사업에 투자하면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거짓 약속했다. 이른바 '장마당 프로젝트'라 불리는 이 사기 행각의 구조는 북한에서 대동강맥주를 들여와 판매한 후 그 수익금으로 마스크를 구매해 북한 주민들에게 지원하는 것이었다. 양씨는 투자자들에게 "3억원을 투자하면 마스크 장당 200원, 최소 20억원의 수익을 보장하고 행사가 열리지 못하면 원금과 이자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통일부로부터 사업 승인을 받았거나 협의를 마쳤다고 거짓으로 밝혔으나 실제로는 필요한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다.
양씨가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돈은 적절하게 사용되지 않았다. 일부는 기존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으로 주는 전형적인 '돌려막기' 방식으로 처리됐고, 나머지는 개인적 용도로 유용됐다. 1심 법원은 지난해 11월 "정치권이나 언론 관계자와의 친분을 과시하는 등 종전 범행과 유사한 방법으로 다시 사기 범행을 저질렀다"며 양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2심은 지난 4월 양씨의 모든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피해자 중 한 명과 합의한 사정을 반영해 징역 5년으로 감형했으며, 대법원이 이를 최종 확정했다.
양씨의 범행 이력은 더욱 심각한 양상을 보여준다. 2012년 양씨는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받게 해주겠다며 공천 지원자들로부터 40억여원을 받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을 확정받고 복역했다. 이후 방송 관련 투자를 미끼로 3억6000만원가량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2015년 징역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양씨가 수감 후에도 반복적으로 사기 범행을 저지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양씨가 활용한 인지도의 근원은 2002년 개국한 인터넷방송 노무현 라디오다. 이 방송국의 후신인 라디오21을 통해 쌓은 방송인으로서의 신뢰도가 사기 행각의 주요 수단으로 악용된 것이다. 정치권 인물과의 관계나 언론 관계자와의 친분을 과시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은 후 거짓 약속으로 돈을 사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최종 판결은 공적 신뢰를 악용한 반복적 범행에 대한 사법부의 엄격한 태도를 보여주는 동시에, 신뢰와 인지도를 활용한 사기 범행의 심각성을 드러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