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계획 인가…5000억 납품대금 변제 등 '3대 과제' 앞두고
홈플러스가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았으나, 5000억원 납품대금 변제, 경쟁력 입증, 새로운 주인 확보라는 세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진정한 회생이 가능하다. 특히 납품업체와의 신뢰 회복이 영업 정상화의 핵심이다.

홈플러스가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으며 파산 위기에서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실질적인 경영 정상화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업계 전문가들은 납품업체와의 관계 회복, 경쟁력 입증, 그리고 새로운 인수자 확보라는 세 가지 핵심 과제를 해결해야만 진정한 회생이 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시급한 문제는 거래업체에 대한 납품대금 상환이다.
홈플러스가 지급하지 못한 납품대금은 총 5032억원에 달한다. 이는 회생채권과 달리 법적으로 전액 변제가 의무화되는 공익채권이다. 회생계획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2028년 2월까지 0.5%, 2029년 2월까지 20.3%를 지급하고 2030년 2월까지 나머지 79.2%를 상환하는 방식으로 3년에 걸쳐 분할 변제할 계획이다. 문제는 변제액의 대부분이 2~3년 뒤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실제 현금 지급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납품업체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부 거래업체들은 "회생 과정의 부담을 납품업체에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으며, 이러한 신뢰 회복이 실패할 경우 홈플러스가 영업을 통해 자체적으로 현금을 창출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을 확보해 67개 점포의 영업을 재개했고, 지난달 13~30일 매출은 1164억원으로 영업중단 직전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했다. 하지만 현재는 선지급 가능한 범위 내에서만 상품을 공급받고 있어 과거 수준의 상품 구색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물품대금과 임차료 등 새로운 부채가 다시 쌓일 위험이 있다. 이는 두 번째 과제인 경쟁이 극심한 유통업계에서의 생존 가능성 입증으로 이어진다.
홈플러스는 회생 과정에서 슈퍼마켓 사업부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NS홈쇼핑에 매각했고, 기존 126개 대형마트를 67개 핵심 점포 중심으로 구조조정했다. 이를 통해 연간 약 1조2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했으며, 상품 공급이 정상화되면 연간 8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고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영업 기반 자체가 축소됐다는 점은 부담이다. 홈플러스의 67개 점포는 이마트 156개, 롯데마트 112개보다 훨씬 적으며, 온라인에서는 쿠팡을 비롯한 이커머스 업체들과 경쟁해야 한다. 홈플러스는 2029년 영업이익 1267억원으로 흑자 전환하고, 2030년에는 매출 4조3000억원, 영업이익 1628억원을 기록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영업을 통해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면 부동산 매각에만 의존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산 매각도 병행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폐점 점포 중 자가점포 19개를 매각해 2028년 2월까지 1조4192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며, 이 자금은 부동산 신탁담보권자 채권 상환에 사용된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의 약 1조3000억원 규모 선순위 담보신탁 채권도 2028년 2월까지 대부분 상환할 예정이다. 직원에게 지급하지 못한 급여와 퇴직금 633억원은 내년 2월까지 69%를 지급하고 2028년 2월까지 전액 변제한다.
세 번째이자 가장 장기적인 과제는 새로운 주인을 찾는 것이다. 현 주인인 MBK파트너스는 법정관리 이후 인수·합병을 통해 홈플러스를 매각하려 했지만 적절한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향후에는 영업 정상화와 채무 변제를 진행하면서 회사 자체의 M&A를 다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회생 전문 변호사는 "당분간 영업 재개와 채무 변제에 집중하면서 천천히 매각을 재시도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며 "결국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면 완전한 경영 정상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회생계획을 성실하게 수행해 채권을 문제없이 모두 변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