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미국 인디애나주에 HBM 생산기지 건설 본격화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기지 건설을 본격화하며, 2029년 미국산 HBM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연간 수십만 장의 생산능력을 갖춘 이 공장은 약 7000명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되며, 퍼듀대학교와의 협력을 통해 차세대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SK하이닉스가 미국 내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의 거점을 구축하기 위해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건설 중인 공장의 기공식을 개최했다. 2024년 4월 투자 계획을 발표한 지 2년 4개월 만에 각종 인허가 절차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하는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이는 SK하이닉스가 미국 영토 내에서 HBM 생산시설을 건립하는 첫 번째 사례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속에서 미국 시장 진출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인디애나 공장의 HBM 연간 생산 능력이 수십만 장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공장은 한국에서 생산된 D램 웨이퍼를 토대로 후공정 과정을 거쳐 HBM으로 변환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전체 D램 생산량이 연 600만 장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인디애나 공장은 상당한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투자는 인공지능 시대에 필수적인 고성능 메모리 칩에 대한 전 세계적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 공장을 단순한 생산시설로만 운영하지 않고, 차세대 HBM 개발과 연구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대 분야에서 명성 높은 퍼듀대학교와 산학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7세대 HBM인 HBM4E의 개발과 테스트를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단순히 기존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넘어, 미국 내에서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퍼듀대학의 우수 인재 유치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인디애나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약 1000명의 직원이 근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며, 공장 건설과 운영에 필요한 인력과 100여 개 협력사의 소재·부품·장비 공급망을 고려하면 약 7000명의 직·간접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는 미국 지역 경제에 상당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디애나주의 제조업 기반 강화와 고급 기술 인력의 지역 정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산 HBM의 생산 시작은 2029년으로 예정되어 있으며, 이는 현재 진행 중인 미국의 반도체 산업 보호 정책과 맞물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분야에서 무역 장벽을 높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의 미국 내 생산시설 확보는 미국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곽 사장은 이 프로젝트가 "미국 최초의 HBM 생산 거점을 구축하는 것"이며 "메이드 인 USA HBM을 처음 공급하는 핵심 거점이자 미국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고 경제·안보에 기여하는 주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한국 기업의 전략적 위치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