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뉴스나우
정치

박근혜, 9년 만에 국민의힘 공식행사 참석…'내부단합' 강조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9년 만에 공식 참석해 소수 야당의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내부 단합과 국민의 신뢰 회복을 통한 재집권 가능성을 제시했다. 당내 분열을 경계하고 신뢰와 신의를 강조하며 정치의 기본 가치를 제시한 이번 강연은 야당의 결집과 리더십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평가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6년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약 20분간 강연했다. 2017년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된 뒤 같은 해 11월 당에서 제명된 박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이 주최한 공식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정점식 원내대표가 최근 신임 인사를 계기로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을 계기로 이뤄졌으며, 보수진영의 상징적 인물이 야당의 현실적 어려움을 직시하고 결집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박 전 대통령은 현재 국민의힘이 직면한 소수 야당의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재집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강연에서 "지금 국민의힘이 소수 야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힘을 모아 노력하면 국민의 신뢰를 얻어 다수당이 될 수도 있을 것이며 또다시 정권을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단순한 격려의 말을 넘어 현재의 소수당 지위가 영구적이지 않으며, 당의 결집과 국민의 신뢰 회복을 통해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은 국회에서 소수당으로 입법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발언은 당 내 사기 진작과 함께 정치적 리더십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박 전 대통령은 특히 당내 분열을 경계하며 내부 단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밖의 적을 상대로 싸울 때 우리 내부의 분열만큼 무서운 적은 없다"면서 "정당 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겠지만 서로를 증오하거나 부정하면 안 된다"고 명확히 했다. 또한 "소수일수록 뭉치고 단합해야 한다"며 "다수를 상대로 힘에 부치는 상태에서 분열까지 하면 그 싸움은 보나마나한 결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국민의힘 내에서 최근 지속되어온 계파 간 갈등과 정책 노선의 차이를 겨냥한 발언으로, 당의 지도부와 의원들에게 현 상황에서 내부 결집이 생존 차원의 문제임을 일깨우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당 지도부에 대해서도 "어려운 때일수록 지도부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 나아가야 한다"며 "지도부도 이 어려운 시기에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잘 헤아려 당을 이끌어주길 부탁한다"고 당 지도부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정치의 근본 가치로 신뢰와 신의를 거듭 강조했으며, 이를 통해 정치권에 대한 기준을 제시했다. 그는 "정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신뢰"라며 "정당 내에서 신의가 없으면 그 정당은 존립할 수가 없다"고 역설했다. 개혁과 혁신의 방향에 대해서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개혁이고, 국민이 아파하고 절실히 바라는 걸 해결하는 게 혁신"이라고 정의했다. 또한 "개인 생각보다 국가가 먼저고, 당내 작은 이해관계보다 국민의 삶이 먼저이며, 정치적 유불리보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먼저여야 한다"며 정치인들이 따라야 할 우선순위를 명확히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강연에서 '국민'을 26차례, '신뢰·신의'를 9차례 언급한 것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그가 강조하고자 한 핵심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박 전 대통령은 안보와 경제라는 현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그는 "북한이 무력시위를 이어가는 위기 상황일수록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은 국가 안보에 있어 정부 여당보다 더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말하며 국방과 안보 문제에서 야당의 책임 있는 역할을 강조했다.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이 좋아졌다고 느끼지 못하는 경제 회복은 진정한 회복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체감 경제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또한 최근 정치권 현안인 선관위 특검과 관련해 "선관위 특검은 지도부와 여러분이 함께 투쟁해서 얻어낸 결과"라고 평가하며 당의 성과를 인정했다. 이는 국민의힘이 현 정부와 대별되는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박 전 대통령의 이번 공식 행사 참석은 최근 국민의힘과의 접점을 확대해온 일련의 움직임의 연장선상에 있다. 지난 6월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후보들의 선거 유세를 지원했고, 이달 초에는 울산을 찾아 국민의힘 영남권 의원들과 만찬을 함께했다. 행사장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입장하자 의원들이 계파와 관계없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맞이했으며,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는 행사장 앞까지 나와 직접 박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기념촬영 때는 의원들이 박 전 대통령 주변으로 모여들었고, 행사장 인근에서는 지지자들이 사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같은 현장의 반응은 국민의힘 내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상징적 위상이 여전히 상당함을 보여주며, 당이 결집의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강연에서 자신을 둘러싼 국정농단 사건이나 탄핵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음으로써 과거의 정치적 갈등보다는 현재의 당 결집과 미래의 정권 재창출에 초점을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