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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름 붙인 케네디센터, 티켓·기부금 절반으로 급락

존 F. 케네디 센터가 트럼프 이름 추가 후 티켓 판매 70% 감소, 기부금 25% 미달 등 심각한 재정 위기에 빠졌다. 2026년 2300만 달러의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센터는 2년간 전면 폐쇄 결정을 내렸고, 이는 재정 파탄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이름 붙인 케네디센터, 티켓·기부금 절반으로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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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가장 권위 있는 공연예술 공간인 존 F. 케네디 센터가 심각한 재정 위기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들이 센터 경영진을 장악한 뒤 건물 명칭에 트럼프의 이름을 추가하면서 티켓 판매와 기부금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급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센터 지도부는 공개적으로 '재정적 구원'을 이뤘다고 주장했으나, 실제 내부 문건들은 파국적인 재정난을 보여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가 25일 보도한 센터의 내부 예산안, 경영 전망치, 이사회 회의록 등을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위기의 심각성이 명확히 드러났다.

케네디센터가 자체 전망한 2026 회계연도 총매출은 당초 목표치인 약 2억 2000만 달러의 절반을 가까스로 넘긴 1억 2400만 달러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목표치 대비 약 44% 감소한 수치다. 티켓 판매 등 사업 수익은 예산 목표치보다 무려 70% 급감했으며, 기부금 수익 역시 25% 미달했다. 센터는 대규모 인력 감축과 지출 삭감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2300만 달러(약 320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센터의 한 재정 관계자는 "인수 직후 타격을 입었던 센터가 잠시 안정을 찾는 듯했으나, 명칭 변경 이후 말 그대로 '재정 절벽'으로 떨어졌다"며 "기부자, 관객, 예술가 모두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측근들로 채워진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건물 외벽에 트럼프의 이름을 추가하기로 의결했다. 당시 법무부 변호인단은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트럼프의 명칭 사용이 "케네디센터를 재정적·구조적 붕괴에서 구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 경영 수치는 이러한 주장과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아메리칸대학교 예술경영학과의 앤드루 테일러 교수는 내부 문건을 검토한 뒤 "급강하 수준의 하락세"라고 진단하면서 "트럼프의 인수가 초래한 결과는 파국적인 수익 급감"이라고 평가했다. 명칭 변경이 새로운 기부자를 유치할 것이라는 초기 기대와는 달리, 기존 기부자들과 관객들의 이탈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트럼프가 이끄는 이사회는 대규모 보수 공사를 이유로 센터를 향후 2년간 전면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이사회는 예술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논의는 배제한 채 건물 리노베이션 등 '부동산 개발' 관점의 대화에만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정은 재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명칭 변경으로 인한 수익 급감의 부작용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가 임명하지 않은 소수 이사 중 한 명인 조이스 비티 민주당 하원의원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비티 의원 측은 "2년 폐쇄 결정은 트럼프 명칭 변경이 불러온 치욕적인 재정 파탄을 은폐하고 체면을 차리기 위한 것"이라며 "공공 예술이라는 센터 본연의 사명을 저버린 명백한 수탁자 의무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센터 경영진과 백악관은 이러한 비판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케네디센터 대변인은 "이전 지도부의 방만한 재정 관리가 근본 원인"이라며 "트럼프의 이름이 추가되면서 새로운 기부자를 유치했고, 의회로부터 2억 5700만 달러의 보수 예산을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고 주장했다. 백악관 역시 트럼프의 리노베이션 계획을 옹호했으나 올해 발생한 구체적인 매출 급감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의 상징적인 문화 기관이 정치적 영향력에 휘말리면서 본래의 예술 문화 사명을 잃어가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케네디센터의 재정 위기가 어떻게 해결될지, 그리고 센터가 본연의 역할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향후 법원의 판단과 정치적 상황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