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사건 2건 허위 종결한 경장, 시스템에 '교통사고 사상자' 코드 직접 입력
제주서부경찰서 실종팀 경장이 실종 사건 2건을 허위로 종결하고 시스템에서 피해자 정보를 삭제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경장이 의도적으로 '교통사고 사상자' 코드를 입력해 사건을 은폐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으며, 두 피해자의 시신이 이미 발견된 상태다.
제주경찰청이 수사 중인 현직 경찰관이 실종자 관리 시스템에서 피해자 정보를 삭제하기 위해 '교통사고 사상자' 코드를 직접 입력한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제주서부경찰서 실종팀 소속 A 경장은 지난 5월 15일 오후 9시 16분경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37세 여성 장미란씨 관련 자료를 삭제하는 과정에서 이 코드를 선택한 것으로 경찰이 파악했다. 경찰은 A 경장이 장씨를 사망 처리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해당 코드를 입력했을 가능성을 중점 수사하고 있다.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은 변사나 교통사고 사상자 등 특수한 사유에 해당하는 유형 코드를 입력해야만 관리 목록에서 실종자 관련 자료가 삭제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실종 사건을 종결할 때 일반적인 절차를 따르도록 설계된 것으로, 경찰이 정상적인 범위 내에서만 자료 삭제를 할 수 있도록 제한하기 위한 장치다. 그런데 A 경장이 실제로 '교통사고 사상자' 코드를 선택한 정황이 확인되면서 의도적인 허위 종결 의혹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A 경장이 장씨 사건을 자체 종결하고 시스템에서 자료를 삭제한 시간은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불과 2시간 30분 후였다. 장씨에 대한 실종 신고는 같은 날 오후 6시 43분에 접수됐는데, A 경장은 저녁 9시 16분경 이미 시스템상 자료를 삭제 처리한 것이다. 이후 A 경장은 실종 신고자에게 전화를 걸어 장씨와 연락이 닿아 무사하다는 거짓말을 한 뒤 사건을 허위로 종결했다. 경찰은 이 같은 행위가 직무유기, 공전자기록 위작 및 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A 경장은 장미란씨 사건뿐 아니라 지난달 2일 접수된 60대 남성 B씨의 실종 사건도 비슷한 방식으로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22일 제주의 한 지역에서 B씨의 시신을 발견했으며, 24일 오전에는 제주시 한림읍에서 장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습했다. 두 사건 모두 A 경장이 허위로 종결하지 않았다면 더 빨리 수색이 진행되어 피해자들을 찾을 수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경찰의 수사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A 경장은 지난 22일 긴급체포된 뒤 23일 체포적부심을 청구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일단 석방됐다. 그러나 석방 하루 만인 25일 제주지방법원은 오후 2시 30분경 A 경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와 도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구속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경찰 내부의 직무 해태와 시스템 관리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경찰청은 관련 규정 개선과 함께 유사 사건 여부에 대한 전면 점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