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4조 지분 매각…ESS 투자 확대로 2차전지주 일제히 급등
삼성SDI가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4조4500억원을 매각하며 북미 ESS 배터리 투자 확대 기대감이 커지자 이차전지 관련 주식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ESS 산업의 성장 전망과 순환매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2차전지주는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SDI가 삼성디스플레이 지분을 4조450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투자 확대 기대감이 커지자 이차전지 관련 주식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SDI는 전 거래일 대비 7.74% 상승한 가운데 엘앤에프,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등 주요 2차전지 기업들도 각각 10% 이상 급등하며 순환매 현상을 보여주었다.
삼성SDI는 지난 21일 보유 중인 삼성디스플레이 주식 1308만8235주를 약 4조4500억원에 양도한다고 공시했다. 거래 예정일은 27일이며 이번 매각 이후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한 지분율은 기존 15.2%에서 10.2%로 낮아질 예정이다. 회사는 양도 목적을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재원 마련'이라고 명시했으며, 증권가에서는 매각대금의 상당 부분이 북미 ESS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에 활용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삼성SDI가 지난 11일 제너럴모터스(GM)와 맺었던 북미 배터리 합작투자 계약을 종료하고 합작사 '시너지셀즈'의 GM 보유 지분 49.99%를 인수해 단독 법인으로 운영하기로 한 결정과 맥락을 같이한다.
증권사 분석가들은 이번 지분 매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장정훈 연구원은 "북미 증설에 필요한 자금 부담을 단기에 해소시킨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지만, 동시에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전량 매각을 기대했던 만큼 일부만 처분한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신영증권은 더욱 구체적인 전망을 제시했는데, 매각 재원을 활용한 투자가 가속화되면서 삼성SDI의 북미 ESS 배터리 생산능력이 올해 말 약 30GWh에서 2028년 말 50GWh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공시를 통해 북미 ESS 배터리 생산능력을 높이기 위한 재원 조달 방식이 구체화됐다"고 설명했다.
ESS 산업의 성장 전망이 이번 주가 급등을 견인한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급속한 확대로 전력 수요와 전력망 안정성 관리의 필요성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증권의 김현수 연구원은 "에너지 부족, 에너지 안보, 전력 품질 관리라는 세 가지 논리가 맞물리며 크게 증가할 ESS 수주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2차전지 업계가 전기차 배터리 중심에서 ESS 배터리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중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이차전지 관련 주식들의 광범위한 상승은 순환매 현상도 반영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주에 집중됐던 매수세가 다른 업종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2차전지주가 새로운 수혜 대상으로 부상한 것이다. 엘앤에프는 16.36%,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은 각각 10.80%, 10.33% 상승했으며, 에코프로는 7.59%, LG에너지솔루션은 5.39%, SK이노베이션도 4.33% 올랐다. 다만 이러한 단기 순환매에 따른 주가 상승세는 향후 실제 수주 실적과 사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속도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