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위 쿠슈너, 민주당 원내대표와 비공개 회동…정치권 양쪽서 논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쿠슈너가 민주당 원내대표 제프리스와 비공개로 만나 초당적 협력을 논의했으나, 민주당과 반트럼프 진영에서는 부적절한 만남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이자 핵심 외부 자문역인 재러드 쿠슈너가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비공개로 만나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3일 이 회동을 아는 5명을 인용해 두 사람이 최근 뉴욕의 한 사적인 공간에서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 만남은 민주당의 하원 탈환 가능성이 높아지는 정치적 상황 속에서 이루어졌으며, 트럼프 진영이 향후 의회 권력 구도 변화에 미리 대비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두 사람은 주택, 이민, 높은 생활비 문제 등을 잠재적인 초당적 협력 분야로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쿠슈너는 제프리스에게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직접 만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현재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불리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면 제프리스는 하원의장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만남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민주당의 하원 장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실제 정책 협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이 주도한 당적 주택 법안에 서명하기를 거부했고, 이민 문제에서도 민주당과의 합의 가능성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가 물러섰다. 2024년에는 공화당 의원들을 압박해 초당적 국경 안보 법안을 무산시킨 바 있다. 제프리스는 회동 자체를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성명을 통해 생활비 문제에서 공화당이 정책 전환에 나서야만 협력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생활비 위기는 허구가 아니며, 대대적인 정책 변화 외에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리는 감당 가능한 미국을 위해 싸우고 있다. 문제는 공화당이 우리와 함께할 것이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쿠슈너는 트럼프 1기 때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냈지만 현재 정부의 공식 직책은 없다. 다만 이란 전쟁과 가자지구 휴전,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협상 등에 깊이 관여하며 트럼프 대통령 참모들의 자문에 응하고 있다. 제프리스와는 트럼프 1기 당시 형사사법 개혁 법안을 함께 추진하며 관계를 맺은 뒤 연락을 이어왔으며, 지난해에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쿠슈너는 주변에 민주당 지도부 가운데 제프리스가 초당적 협상을 할 수 있는 가장 진지한 상대라고 평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만남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당과 반트럼프 진영에서는 즉각 비판이 터져나왔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및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을 지낸 토미 비에터는 쿠슈너가 공식 직책도 없이 가족 관계를 활용해 걸프 지역 국가들로부터 돈을 받고 있다고 비판하며 제프리스가 그와 협력할 유일한 방법은 자료 제출과 소환장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 제이미 래스킨 하원의원이 주도하는 하원 법사위가 쿠슈너의 해외 자금 문제를 조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회동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와 견제를 요구해온 진영이 제프리스의 이번 움직임을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