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4만 가구 분양 앞두고 세제개편으로 복잡해진 청약 전략
정부 부동산 세제개편으로 '실거주'를 중심으로 한 세금 체계가 도입되면서 청약 전략이 복잡해지고 있다. 8월에 전국 4만 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인 가운데, 청약자들은 당첨 가능성뿐 아니라 실제 거주 여부와 보유세 부담까지 함께 계산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시행되면서 청약자들의 계산법이 완전히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단순히 당첨 여부만이 아니라 당첨 후 실제로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지, 그리고 그에 따른 세금 부담이 얼마나 될지까지 꼼꼼히 따져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특히 8월에 전국에서 약 4만 가구에 가까운 새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인 만큼, 청약을 고려하는 수백만 가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부동산 세제개편안의 핵심은 '실거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가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변경된다. 현재는 부동산을 얼마나 오래 보유했느냐에 따라 공제를 받지만, 앞으로는 실제로 얼마나 오래 거주했는지가 더 중요해진다. 2029년부터는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가 완전히 없어지고, 거주 기간에 따라 연 8%, 최대 80%까지만 공제받게 된다. 종합부동산세도 마찬가지다. 실거주하는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공시가격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올라가지만, 비거주 1주택자는 9억 원으로 낮춰진다. 같은 집을 소유했더라도 '어디에 실제로 거주하느냐'에 따라 세금 부담이 크게 달라지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8월 분양 시장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로 확대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전국에서 총 3만 9341가구(임대 포함)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는 작년 같은 달 1만 5127가구의 2.6배에 달하는 수치다. 여름철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큰 물량이 공급되는 이유는 당초 7월에 분양하려던 일부 단지들이 일정을 미루면서 8월로 몰렸기 때문이다. 전체 물량의 약 70%인 2만 7276가구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경기도가 1만 7356가구로 가장 많고, 인천 7091가구, 서울 2829가구 순이다. 지방에서는 1만 2065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서울과 수도권의 주목할 만한 분양 단지들이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서는 대우건설이 신길10구역을 재건축한 '써밋 클라비온'을 선보인다. 총 812가구 규모 중 전용면적 44~59제곱미터 176가구가 일반분양되는 이 단지는 신길뉴타운에서 처음으로 대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이 적용되는 곳이다. 서대문구 홍은동에서는 쌍용건설이 '쌍용 더 플래티넘 서대문'을 분양하고, 경기 부천에서는 두산건설과 쌍용건설 컨소시엄이 소사본1-1구역을 재개발하는 '두산위브더제니스부천'을 공급한다. 이 단지는 총 2008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최고 49층의 상징성까지 더해져 경기 서부권 최대 규모로 평가받고 있다. 인천 부평구에서는 'GS건설·현대건설·코오롱글로벌이 함께 짓는 산곡역 자이힐스테이트&하늘채'가 지상 최고 33층, 총 2706가구 규모로 공급될 예정이다. 지방에서는 동부건설의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거제'와 우미건설의 '세종 우미린 센터파크' 같은 대규모 단지들이 청약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세제 개편에 맞춰 청약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KB국민은행의 임채우 부동산전문위원은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전환으로 전월세 매물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자금 여력이 있는 무주택자는 청약을 내 집 마련 수단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예전보다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든 상황에서 입주 때 필요한 자금을 미리 확보하는 것은 필수이며, 향후 보유세 등 세금 부담도 중장기적으로 계산해야 한다. 특히 시세 20억 원 이하의 신규 단지들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 실거주 1주택자라면 이 수준까지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보유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기존 집을 보유한 1주택자가 청약에 당첨되어 새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경우 더욱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다.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의 양지영 전문위원은 "기존 주택과 신규 주택이 모두 조정대상지역이라면 일시적 2주택 특례 기간이 3년에서 2년으로 줄어드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집이 제때 팔릴지 여부와 입주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를 함께 따져봐야 한다는 의미다. 양 전문위원은 "앞으로는 단순히 주택을 보유하는 것보다 실제 거주 여부가 주택 선택과 보유 전략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청약은 더 이상 단순한 운의 문제가 아니라 세금, 자금, 거주 계획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철저한 재무 설계의 문제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