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8000명 고용 늘지만 섬유업 5000명 감소…산업별 고용 온도차 뚜렷
올해 하반기 반도체 산업 고용이 8000명 증가할 전망인 반면, 섬유업은 5000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등으로 산업별 고용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 국내 반도체 산업의 고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1% 증가한 8000명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19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주요 업종 일자리 전망'에 따르면 반도체 업종 고용 증가율이 5%를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인공지능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메모리 칩 가격 상승 등으로 촉발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국내 고용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도체 산업의 고용 회복세는 시장 전망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8331억 달러에서 94% 증가한 1조6173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AI 인프라 수요 확대와 첨단 공정 중심의 설비 투자 증가로 전년 대비 17% 늘어난 2375억 달러의 투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상반기 반도체 업종 종사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 증가한 6000명 규모로 늘어나 약 15만7000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된 만큼, 하반기 고용 증가까지 실현되면 반도체 업종 종사자는 16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 반도체 산업이 단순한 경기 회복을 넘어 구조적 성장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다만 대외 통상 환경 악화로 인해 산업별 고용 격차는 뚜렷한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수주 호황을 이어가는 조선업은 2.7% 증가한 3000명 규모의 고용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올해 5월 기준 국내 조선소는 3850만CGT(선박 표준톤수)의 안정적 수주잔량을 유지하며 약 3년치 이상에 해당하는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용 안정성이 높은 상황이다. 반면 섬유업은 중동발 공급망 충격, 미국발 통상 불확실성, 중국의 저가 공세 등 악재가 겹치면서 하반기 고용 규모가 3.5% 감소한 5000명 규모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외의 주요 산업들은 대체로 지난해 수준의 고용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계, 전자·디스플레이, 철강, 자동차, 금속가공, 석유화학 업종은 큰 변화 없이 안정적 고용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자동차 업종은 중동 전쟁 여파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전년 수준을 유지하고 내수는 완만한 회복이 예상되고 있으나, 고용은 오히려 2000명(0.5%) 감소하며 전년 동기 수준에 머물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자동차 산업이 자동화와 효율화 추진으로 인한 고용 감소 압력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업계 전문가들은 반도체 산업의 고용 증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AI 인프라스트럭처 확충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첨단 공정 중심의 설비 투자 확대 흐름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다만 통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섬유, 자동차 등 전통 수출 산업의 고용 부진이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정부와 산업계는 반도체 산업의 고용 확대 추세를 뒷받침하면서 동시에 경쟁력이 약화된 산업의 구조적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